더 센 가계대출 규제 온다… 실수요자 금리 부담 첩첩산중
||2026.03.29
||2026.03.29
가계대출 문이 더 좁아질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규제 강화 흐름 위에, 총량까지 더 조이는 추가 대책이 예고되면서다.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 입장에선 대출 한도는 줄고 금리는 오르는 ‘이중 압박’에 직면하게 됐다.
29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와 당국은 이번 주 중 관계 부처 합동으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지난해에 이어 자산의 부동산 쏠림 현상을 해소하고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강하게 낮추는 데 있다.
이미 시장에서는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가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지난해 1.8% 수준보다 너 낮은 수준으로 설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보다 더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사실상 증가율을 ‘제로(0)’에 가깝게 묶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지금까지는 전체 가계대출만 관리해 왔다면 앞으로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도 별도 총량 규제를 두는 방식으로 한층 촘촘해질 전망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수도권 다주택자의 대출 연장을 제한하거나, 사실상 신규 대출을 막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주담대뿐 아니라 신용대출, 개인사업자 대출까지 관리 범위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대출 전체’를 틀어쥐겠다는 신호다.
정부가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90% 수준인 가계부채 비율을 2030년까지 8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공식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데 대해 금융 당국 역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총량 관리 목표를 결정할 주체가 아니다”면서도 “희망 사항으로 최소한 그 정도는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이미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6·27 대책에서는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담대 최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며 대출 규모 자체를 묶었다. 이어 9월에는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40%로 낮추고 전세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등 수요 억제에 나섰다. 같은 날 발표된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보다 금융 규제의 강도가 주목받을 만큼의 부채 억제책이다.
10·15 추가 대책에서는 고가 주택일수록 대출 한도를 더 줄이는 차등 규제가 도입됐다. 15억원 초과 주택은 최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도록 제한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규제지역을 수도권 전반으로 확대하고, 전세대출 이자까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하는 등 규제 범위도 넓혔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도 대출 문턱을 높였다. 금융당국의 총량 관리 기조에 맞춰 자체적으로 대출 취급을 줄이고,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속도 조절에 나섰다.
실제로 금리는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리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은행권 주담대 금리는 연 4.32%로, 다섯 달 연속 상승하며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금리 상승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반면 신용대출 금리는 소폭 하락했지만, 이는 중·저신용자 대출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출 접근성이 낮아진 결과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총량 규제와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고금리 대출을 받았던 차주의 금리 부담을 덜기 위해 도입된 주담대 대환대출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결국 실수요자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대출 총량이 줄어들면 은행별로 취급 가능한 물량이 제한되고, 이 안에서 우량 차주 위주로 대출이 배분될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소득이나 자산이 부족한 차주는 대출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 내 집 마련을 계획하는 수요자들은 더 큰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이미 LTV와 DSR 규제로 대출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추가 규제까지 더해지면 자기자본 부담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총량 규제가 강화되면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을 선별적으로 취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차주의 체감 문턱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