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나면 오르는 금값’ 공식 깨졌다…디지털 금 '비트코인' 대안될까
||2026.03.28
||2026.03.28
[디지털투데이 유승아 인턴기자]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 2월 28일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금값은 3월 27일 기준 온스당 4500달러로 약 15% 하락했다. 1990년 걸프전 당시 약 13% 상승,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약 10% 상승 등 지정학적 위기마다 강세를 보여왔던 과거 흐름과는 정반대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의 투자리서치 회사 모닝스타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금값 하락의 배경은 이른바 '오일 쇼크 역설'로 설명된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됐고,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 강화 전망으로 이어졌다.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는 실질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달러 강세를 유도하며, 이자 수익이 없는 금의 투자 매력을 상대적으로 떨어뜨린다는 논리다.
여기에 지난해 금값이 약 65% 급등하며 쌓인 과열 부담도 하락 압력을 키웠다. 일부 헤지펀드들이 마진콜(투자 손실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증거금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평가이익이 큰 금을 우선 매도하면서 단기 공급이 늘어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 비트코인, 위기 속 상대적 강세…"디지털 안전자산" 부각
급락하는 실물 금과 달리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직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며 가격이 일시적으로 흔들렸지만, 낙폭은 제한적이었다. 오히려 3월 중순 한때 7만3000달러선까지 회복했고, 최근에는 6만달러 후반에서 7만달러 초반 구간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상황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비트코인의 구조적 특성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는 평가다.
총발행량이 2100만개로 제한돼 있고, 연간 공급 증가율 역시 금보다 낮다. 또한 개인이 프라이빗 키를 직접 보관할 경우 국가나 기관이 물리적으로 자산을 압수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될수록 대안 자산으로서의 매력이 부각된다. 여기에 24시간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도 금융 인프라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이란이 미국의 종전 협상안을 거부하며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비트코인의 향방을 두고는 주요 기관의 시각이 엇갈린다. 캠벨 하비(Campbell Harvey) 듀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비트코인이 실물 자산에 기반하지 않은 만큼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며, 장기적으로는 금값이 상승할 것이라 전망했다.
■ "디지털 금" vs "고위험 자산"…여전히 엇갈린 전망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마이크 맥글론(Mike McGlone) 선임 전략가는 인플레이션 이후 디플레이션 전환과 유동성 긴축을 근거로 비트코인이 1만달러까지 급락할 수 있다는 극단적 경고를 내놨으며, 암호화폐 분석가 댄 역시 "비트코인이 6만달러에서 반등했지만, 중·장기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전환됐다는 명확한 증거가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장기적인 지정학적 불안이 오히려 비트코인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마크 코너스(Mark Connors) 거시 전략가는 "전쟁이 길어질수록 각국의 재정 적자가 확대되고, 이는 달러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비트코인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라고 주장했다. JP모건도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도 금·은보다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고 평가했으며, 퀀텀 추가니(Gautam Chhugani)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도 비트코인이 조정 국면을 마무리하고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전쟁 장기화는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이라는 이중 압력을 통해 금융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금이 전통적인 안전자산 지위를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이를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이 엇갈린다. 최근의 반등이 일시적 회복에 그칠지, 혹은 디지털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지는 향후 거시 환경 변화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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