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災 정황’ 안전공업 화재에… “안전관리자-정부 핫라인” 주장도
||2026.03.27
||2026.03.27
74명의 사상자를 낸 안전공업 화재가 평소 안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인재(人災)라는 정황이 경찰 조사에서 드러나고 있다. 안전 대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직원들의 건의를 오너가 묵살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안전관리자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대전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안전공업 화재로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친 핵심 요인 중 하나로 제때 대피가 이뤄지지 못했던 점을 꼽고 있다. 불은 지난 20일 오후 1시 17분쯤 났는데, 화재경보기가 울렸다가 금세 꺼졌다고 직원들이 경찰에 공통적으로 진술했다.
평소에도 화재경보기 오작동이 많았던 만큼, 곧바로 대피하지 않은 직원들이 화마를 피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찰은 수사 중이다.
사망자 9명이 나온 안전공업 2층 복층 휴게실은 도면에 없어 불법 증축물로 추정되고 있다. 3층에는 무허가 나트륨 정제소도 있었다.
또 자동차 밸브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쓰이는 절삭유·윤활유와 이로 인한 유증기·기름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불이 빠르게 번진 것으로 경찰과 소방 당국은 보고 있다.
문제는 기존에도 공장의 안전 문제를 지적하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안전공업 전 직원이라고 밝힌 이가 “환기나 설비 개선이 필요하다고 계속 얘기했지만,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실제 조치까지 이어지진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글을 쓰기도 했다.
블라인드 안전공업 게시판에는 2022년 10월, 2023년 8월, 2024년 10월에도 ‘유증기가 날리고, 기름으로 바닥이 미끄럽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이사는 그의 딸(상무)과 함께 전날 합동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이번 참사가 발생한 것에 죄송하며, 자신의 부주의한 발언으로 상처를 입은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사과한다”고 했다. 이어 취재진이 한 ‘노조의 시설 개선 요구를 왜 묵살했느냐’ ‘불법 증축 사실을 알았느냐’ 등의 질문에 “죄송하다” “몰랐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번 안전공업 화재를 계기로 안전관리자 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신문고에는 ‘안전관리자 독립성 보장 및 정부 직통 보고 체계 구축 제안’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제안자는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관리자는 사업주를 보좌하고 지도·조언하는 업무를 수행하지만, 이번 안전공업 사례처럼 안전관리자가 현장의 위험 요소를 발견해 보고해도 사측이 비용이나 공기 단축 등을 이유로 묵살하는 고질적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전관리자가 사업주에게 위험 개선을 권고했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일정 기간 내 이행되지 않으면 이를 정부 관계부처에 직접 보고하도록 법적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안전관리자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안전관리자를 교육 이수한 내부 직원이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안전관리자의 겸직을 금지하고 외부 전문가를 고용하는 방식 등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안홍섭 군산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관리자의 역할에 비해 무거운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며 “안전관리자에게 독립적 권한을 주거나,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책임을 늘리는 식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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