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자초한 삼성 액티브ETF 종목 사전 공개… 당국도 화들짝
||2026.03.27
||2026.03.27
최근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코스닥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앞두고 편입 종목이 사전에 공개되면서 시장 변동성을 자극했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금융당국이 관련 제도 개선 검토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액티브 ETF 전반에 대한 규제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지난 9일 ‘KoAct 코스닥 액티브’ ETF 상장을 앞두고 진행한 웹세미나에서 일부 편입 종목과 비중을 공개하며 ‘종목 사전 노출’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큐리언트, 성호전자 등 세미나에서 언급된 종목들은 애프터마켓과 장외 거래에서 10% 이상 급등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에는 ETF 상장 전 포트폴리오 공개 시점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개별 사례가 아닌 제도 공백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로 보고 대응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 관계자는 “ETF 예상 포트폴리오 공개는 통상적인 정보 제공 절차의 일환이었다”면서도 “코스피 대비 시가총액이 작고 유동성이 민감한 코스닥 시장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ETF 시장이 확대되면서 코스닥 액티브 ETF 포트폴리오 공개 시점과 방식에 대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례는 세미나를 통한 공개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지만, ETF 특성상 상장 전 일부 기관 투자자에게 포트폴리오가 제한적으로 공유되는 구조 자체도 잠재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통상적으로 자산운용사는 ETF 상장 3거래일 전 한국예탁결제원의 eSAFE 시스템을 통해 초기 설정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유동성공급자(LP)는 상장 직후 적정 가격으로 호가를 제시하기 위해 사전에 ETF를 설정하며, 이를 위해 편입 종목으로 구성된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인한다. 문제는 LP뿐 아니라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일부 기관 투자자도 해당 정보를 제한적으로 열람할 수 있어 정보 비대칭에 따른 시장 왜곡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KoAct 코스닥 액티브 ETF는 편입 종목의 주가가 상장 이전부터 급등하며 기관 투자자에게 사전 정보가 노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상장 당시 해당 ETF에서 약 10% 담았던 성호전자는 상장 4거래일 전 2만5650원에서 상장 당일인 10일 4만9400원으로 92% 급등했다.
이 같은 관행은 시장 규모가 크고 유동성이 풍부한 코스피 추종 ETF에서는 가격 왜곡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큰 문제로 부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변동성이 높은 코스닥 시장에 동일한 방식이 적용되면서 특정 종목 쏠림과 가격 급등 등 시장 왜곡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액티브 ETF는 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달리 펀드매니저의 재량으로 운용된다는 점에서 공모펀드와 유사한 성격을 지닌다. 다만 공모펀드는 설정 전 투자설명서와 운용 전략만 공개하고, 실제 포트폴리오는 운용 전략 노출과 추종 매매를 방지하기 위해 5영업일이 지난 포트폴리오를 분기별로 공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금융당국은 향후 포트폴리오 공개 시점과 방식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기관 투자자 대상 정보 제공 범위 조정 등 다양한 개선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서재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액티브 ETF 포트폴리오의 사전 공개는 개인 투자자의 추종 매매를 유도하고 불공정 거래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관련 제도 개선 필요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역시 액티브 ETF의 운용 특성과 코스닥 시장 영향력을 고려한 세부 가이드라인 정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장 이후 실시간 공개는 문제가 없지만, 상장 전 정보가 노출되는 순간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는 수급 불균형으로 가격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실시간 거래가 이뤄지는 ETF의 특성을 고려할 때 사전 정보 관리에 대한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유사한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스닥 시장은 유가증권시장 대형주보다 유동성이 낮고 종목별 수급 흡수 능력의 차이가 커 자금이 특정 종목에 집중될 경우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구조에서 ETF 편입 종목이 사전에 공개되거나 유출될 경우 과도한 추종 매매를 유발하고, 정보 비대칭을 활용한 불공정 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코스피 추종 패시브 ETF와 달리 코스닥 기반 액티브 ETF는 시장 질서 교란 소지가 더 큰 만큼 관련 정보 관리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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