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냐 금이냐…이란 전쟁 속 안전자산 주인공은?
||2026.03.27
||2026.03.27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이란 전쟁 발발 전까지 비트코인은 뚜렷한 방향성 없이 횡보한 반면, 금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대표적 안전자산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2월 28일(이하 현지시간) 이란을 공격한 뒤 흐름은 엇갈렸다. 비트코인은 급락 후 7만달러선까지 반등했지만, 금은 유가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11% 급락하며 1983년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안전자산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졌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신중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이달 25일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전쟁 국면에서 비트코인과 금의 엇갈린 흐름을 조명했다.
다중통화 거래 플랫폼 프라임XBT의 선임 애널리스트 조나탄 랜딘은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이라기보다 위험자산처럼 움직인다"며 "지정학적 충격이 발생하면 주식과 함께 매도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비트코인이 박스권에 갇힌 채 더 큰 하락 추세 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흐름은 안전자산의 전형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고 짚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전쟁보다 글로벌 유동성 흐름과 금융정책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 프로젝트 알투라의 공동 창업자 매튜 피녹도 "비트코인은 고베타 유동성 자산으로,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 둔화가 가격에 부담을 준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비트코인은 지정학적 충격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같은 영향력 있는 인물의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왔지만, 이런 움직임은 대체로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재무기업 오렌지BTC의 분석에 따르면, 2013년 5월부터 2024년 7월까지 비트코인의 가격은 글로벌 유동성과 0.94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이는 금(68.1%)보다 훨씬 높았다. 샘 캘러핸의 해당 분석은 비트코인이 12개월 기준 구간의 83%에서 글로벌 M2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고도 짚었다.
비트코인 다음으로 방향 일치도가 높았던 자산은 미국 대형주 지수 S&P500으로, 비트코인이 여전히 위험자산과 유사한 성격을 지닌다는 해석에 힘을 싣는다. 랜딘도 최근 데이터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여준다며, 2025년 3분기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되던 시점에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점을 예로 들었다.
이란 전쟁 이후 유가상승과 공급망 차질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2026년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2.7%로 상향 조정했다. 이란 충돌 여파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연준은 금리 인하에 보다 신중한 경로를 시사했다. 이에 대해 랜딘은 "비트코인은 단기 인플레이션 헤지보다는 장기 화폐 가치 하락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랜딘은 전쟁발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하고, 이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동시에 실질금리를 높은 수준에 묶어두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이런 연쇄 반응은 금융 여건을 더 긴축적으로 만들고 위험자산 선호를 약화시켜 비트코인 수요를 제한한다는 것이다. 피녹 역시 지정학적 요인으로 유가가 오르며 형성된 인플레이션이 수익률 상승과 중앙은행의 매파적 기조를 자극하는 '나쁜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비트코인이 다른 위험자산과 함께 하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온체인 데이터에서는 다른 기류도 감지된다. 거래소 보유량 감소와 대형 지갑의 비트코인 보유 확대, 지속적인 축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거시 환경이 완화되지 않는 한 이런 포지셔닝이 곧바로 가격 강세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비트코인이 전쟁 이후 일부 구간에서 금보다 나은 수익률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정학적 불안 자체보다 금융 여건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디지털 금' 서사는 아직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시장은 비트코인이 유동성 사이클과 주식시장 흐름에서 얼마나 분리된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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