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전력 폭증 해법 나왔다…차세대 직류 전력망 경쟁 치열
||2026.03.26
||2026.03.26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인프라가 기존 교류(AC) 중심에서 직류(DC) 기반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급증하는 AI 연산 수요가 기존 전력 구조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효율성과 비용 측면에서 DC 아키텍처가 대안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26일(현지시간) 온라인 매체 기가진에 따르면, 최근 엔비디아 GTC 2026에서 공개된 차세대 AI 칩과 인프라 설계는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버티브(Vertiv), 이튼(Eaton), 델타 일렉트로닉스(Delta Electronics) 등 주요 전력 기업들도 DC 기반 데이터센터 설계를 잇따라 발표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AC 전력 공급을 기반으로 설계돼 왔다. 전력은 중전압 AC로 공급된 뒤 저전압 AC로 변환되고, 무정전 전원 장치(UPS)를 거치며 DC와 AC를 반복 변환한 후, 최종적으로 서버 내부에서 다시 DC로 바뀌어 칩에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다단계 변환이 반복되며 에너지 손실과 발열, 설비 복잡성이 증가하는 구조다.
이 같은 구조는 AI 시대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랙당 전력 소비가 최대 1메가와트(MW)에 달할 정도로 전력 밀도가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1MW급 랙에는 최대 200kg의 구리가 필요하며, 대형 데이터센터에서는 그 규모가 수십만kg까지 늘어난다. 전력 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과 전류 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고전압 DC 아키텍처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예를 들어 13.8kV AC를 800V DC로 변환할 경우, 다수의 변환 단계를 제거할 수 있어 전력 손실을 줄이고 시스템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동일한 도체로 더 많은 전력을 전달할 수 있어 구리 사용량을 약 45% 절감하고, 전체 에너지 효율은 약 5%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에서는 총 소유 비용(TCO)을 최대 30%까지 낮출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DC 기반 구조는 설비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팬과 전원 장치 수를 줄여 시스템 신뢰성을 높이고, 발열 감소와 공간 절약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랙에서는 소형 컨버터를 통해 GPU와 CPU에 맞는 전압으로 변환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일부 지역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이미 고전압 DC 데이터센터가 도입됐으며, 미국에서도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 컴퓨트 프로젝트 등이 협력해 400V DC 기반 랙을 실험 중이다.
기업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버티브는 엔비디아 베라 루빈과 통합된 800V DC 인프라를 공개했으며, 이튼은 DC 배전을 위한 반도체 변압기를 개발 중이다. 델타 일렉트로닉스 역시 배터리 백업을 포함한 DC 랙 솔루션을 선보였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DC 전용 장비 생산 역량 부족, 반도체 및 소재 공급 확대 필요성, 그리고 장기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투자와 공급망 재편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전환 속도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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