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유심 해킹’ 9천명 손배소 시작…원고 중복·가입자 여부 공방
||2026.03.26
||2026.03.26
지난해 발생한 SK텔레콤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 정보 해킹 사건과 관련해 소비자 9000여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첫 변론이 26일 열렸다. 이날 법정에서는 원고들의 소송 위임이 적법하게 이뤄졌는지, 원고들이 실제 SK텔레콤 가입자인지를 둘러싼 공방이 집중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재판장 김석범 부장판사)는 이날 김모씨 등 9165명이 SK텔레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 사건 소가는 45억여원이다.
SK텔레콤 측은 일부 원고가 소송 당사자로 중복 참가한 정황이 확인됐고, 원고 가운데 실제 SK텔레콤 이용자인지 분명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원고 적격과 위임 경위에 문제를 제기했다.
SK텔레콤 대리인은 “구글 폼 등 굉장히 간이한 방법으로 상당수 (소송 위임을) 받았고, 아이디 하나로 복수의 사람이 신청하는 것도 가능했다”며 “가족 등 확인 없이 (소송 위임을) 진행하는 게 얼마든지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고의 위임뿐만 아니라, 과연 원고들이 (SK텔레콤) 이용자인지 불확실하다”며 “본인이 위임했다는 것이 확인돼야 소송이 출발할 수 있고 그에 대한 증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원고 측은 통상적인 다수 당사자 소송 절차에 따라 참가 신청을 받아 온 것일 뿐이라며 반발했다. 원고 측 대리인은 “집단소송의 경우 네이버 폼이나 여러 방식으로 (소송) 참가 신청을 받고, 이외 방법으로 진행한 사례가 없다”며 “피고 측 주장은 실제 소송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을 가짜 원고로 세운다는 취지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 소송을 지연시켜서 나머지 피해자들의 소송 참여를 막으려는 지연 전술로밖에 안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민사소송법상 위임의사 확인 절차는 요구할 수 있다며 양측 사이 쟁점을 정리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신분증을 제출하거나 전산 절차를 통해 본인확인을 거쳤다면 위임의사가 확인된 것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원고 측은 온라인 신청 방식만으로도 본인 확인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을 폈다. 원고 측 대리인은 “네이버 폼이나 구글 폼의 경우 아이디를 가지고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다”며 “다른 사람의 이름과 주민번호, 연락처를 모두 기재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예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원고 측에 소송 참여 신청 시스템의 구조와 본인확인 절차를 설명하는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피고 측에도 타인을 대신해 신청할 수 있다는 주장에 관한 설명 자료를 내면, 실제로 본인 확인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함께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원고들의 SK텔레콤 가입자 여부에 대해서는 원고 측에 증명책임이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재판부는 피고 측의 협조를 주문했다. 재판부는 “SK텔레콤 측에서 가입자 여부 확인 방법을 알려주면 그 방법에 따라 원고 측이 증명해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원고 측에 유심 정보 유출로 인한 손해가 정신적 손해인지, 재산상 손해인지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이를 입증할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원고들은 SK텔레콤 측에 정보보호 의무와 신고 의무 위반 등 과실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것, 유출 정보의 정확한 내용과 범위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 유심 비밀키(K) 유출 여부를 명확히 밝힐 것, 1인당 50만원의 위자료와 2차 피해 방지 조치를 취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재판부는 다음 변론기일을 7월 9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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