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세 막아라”…캘리포니아 억만장자들, 1인당 15달러 ‘서명 전쟁’ 벌여
||2026.03.26
||2026.03.26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이른바 ‘억만장자세’ 도입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초고액 자산가들은 주(州)에서 세금 도입 주민투표에 반발, 자체 대응 발의안을 추진하며 서명 확보 경쟁에 나섰다.
25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캘리포니아주 공시 자료를 인용, ‘더 나은 캘리포니아 만들기(Building a Better California)’라는 단체가 올해 1월 이후 약 8000만달러(1205억원) 규모의 기부금을 유치했으며, 이 중 4500만달러는 세르게이 브린 구글 기술 부문 사장이 사재 출연했다고 보도했다.
이 단체는 명목상 주거비 부담 등 장기적 정책 문제 해결을 내세우고 있으나, 실제로는 캘리포니아주 부유세 도입을 겨냥한 세 건의 주민발의안에 3300만달러 이상을 투입해 사실상 부유세 반대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다.
앞서 미 혁신의 산실인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건국 이래 최초의 부유세 찬반 투표가 예고된 바 있다. 이 세금은 캘리포니아 거주자 중 10억달러(약 1조5062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억만장자를 대상으로 하며, 일회성으로 자산의 5%를 납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찬성론자들은 세수를 활용, 연방 정부의 메디케이드(저소득층 건강보험) 예산 삭감에 따른 손실을 메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자산가들은 ▲세수 활용 제한 ▲추가 감사 의무 강화 ▲소급 과세 금지 등을 담은 맞불 발의안을 내세워 세금 도입을 무력화하려는 입장이다. 이들은 유효 서명 1건당 최대 15달러 보수를 지급, 올해 기준 최고 수준의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 11월 투표에 주민발의안이 오르려면 무효표를 감안해 유효 서명 약 130만건을 확보해야 하는데, 제출 시한이 약 6주 남은 만큼 전폭적인 자금 투입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고보수 전략은 단기간에 서명 건수를 충족하기 위한 전통적 방식으로 평가되나, 동시에 보수 시세를 끌어올리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실제로 부유세 도입을 추진 중인 서비스 노동자 국제연합 서부 의료노동자 조합(SEIU-UHW)은 앞서 1월 말 기준 서명 한 건당 약 5달러를 지급했으나, 최근 들어 관련 서명 캠페인 보수는 12~15달러 구간에 머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브랜든 카스티요 주민투표 컨설턴트는 “경쟁력을 갖추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계와 재계 인사들도 세금 도입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벤처 캐피털리스트 존 도어는 950만달러를, 세쿼이아 캐피털의 마이클 모리츠 회장과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의 패트릭 콜리슨 최고경영자(CEO)는 각각 700만달러를 모금한 바 있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 또한 300만달러 이상을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부유세 도입을 추진 중인 노동조합 측은 의료 종사자 수천명의 무급 서명에 의지해 비용 부담을 낮추고 있다. 수잔 히메네스 SEIU-UHW 사무총장은 “소수의 억만장자가 서명 수집 단계 비용을 부풀리고 있다”며 “노조 소속 의료 종사자 5000명이 무보수로 서명 수집에 자원해 부담을 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현재 필요한 서명 건수의 약 25%를 확보한 상태다.
한편, 진보 성향 정치인으로 차기 민주당의 대권주자로 지목되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부유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그는 “누진적 세제 구조 자체는 지지한다”면서도 “부유세 도입 시 고소득층의 이탈로 장기적인 세수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미 캘리포니아에서는 대규모 ‘엑소더스’가 이뤄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인공지능(AI)·가상자산 정책특임보좌관을 맡고 있는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자 데이비드 삭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텍사스로 거처를 옮겼다고 밝혔으며, 우버 공동창업자인 트래비스 컬러닉 또한 지난 12월 텍사스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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