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도 “너무 많다”며 반대한 대신證 이사 보수… 내용 보니
||2026.03.26
||2026.03.26
국민연금이 대신증권의 과도한 임원 보수한도 안건에 반대하고 나선 가운데, 임원의 높은 보수총액이 대주주 지배력 강화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상여금 대부분을 자사주로 지급하며 자사주 소각 전 양홍석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높인데 따른 것이다.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24일 대신증권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의안에 반대를 행사했다. “보수한도 수준이 보수금액에 비춰 과다하거나 보수한도 수준 및 보수금액이 경영성과 등에 비춰 과다한 경우”라는 게 사유였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을 확인한 결과, 국민연금은 ‘이사보수한도 승인’과 관련, “이사회가 제시한 안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나 보수금액이 경영성과 등에 비춰 과다한 경우엔 반대, 개별등기임원의 보상 내역과 보상 체계 등 객관적으로 보상 수준에 대해 판단할 자료를 제공하는 경우 사안별로 검토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민연금(지분 6.05%)의 반대 속에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의안은 찬성 86.2%, 반대 13.8%로 통과됐다. 다른 의안들은 대체로 90% 이상 찬성률을 보였다.
국민연금의 지적대로 대신증권 임원 보수는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지난해 대신증권이 등기임원 8명에게 지급한 보수는 86억6700만원. 이는 24일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증권사 18곳 중 가장 많다.
지난해 조(兆)단위 순이익을 찍은 한국투자증권(보수 79억원), 미래에셋증권(48억9641만원), 삼성증권(51억), 키움증권(21억원), NH투자증권(23억원) 보수총액을 크게 웃돈다. 등기임원 평균 보수도 10억8300만원으로 증권사 중 유일하게 10억원을 넘겼다.
주목할 부분은 보수총액 상당 부분을 오너인 양홍석 부회장이 가져갔다는 점이다. 최대주주이기도 한 양 부회장은 지난해 54억2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전년(34억6700만원) 대비 56.3% 늘어난 규모다. 급여(기본연봉) 16억3500만원, 상여금 37억8500만원 수준이다. 양 부회장의 보수총액은 증권사 등기임원 중 전체 1위다.
상여금 대부분이 주식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상여금 중 자사주 지급은 35억5500만원어치(12만5240주)였고, 현금 지급은 2억3000만원이었다. 그의 어머니인 이어룡 회장에게도 자사주 22억300만원어치(7만7748주) 등이 지급됐다. 대신증권은 매년 상여금으로 양 부회장, 이 회장 등 임직원들에게 자사주를 지급해 왔다. 최근 10년간(2016~2025년) 회사에서 지급한 상여금 명목 자사주(413만주) 중 두 사람이 받아간 규모(145만주)는 전체 35%가 넘는다.
작년 연말 두 사람에게 지급된 자사주 상여금 규모는 최근 10년래 가장 큰 규모다. 상법 개정에 따른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비해 상당수의 자사주를 오너일가에 지급한 거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배경이다.
양 부회장 지분은 자사주 상여금 수령 전 10.68%에서 10.93%로, 이 회장 지분은 2.79%에서 2.94%로 늘었다. 두 사람이 자사주를 상여금으로 받고 나서 40여일 후인 지난 2월, 대신증권은 자사주 1232만주(보통주) 소각을 발표했다.
더군다나 자사주 1232만주 소각 후 남은 300만주 중 150만주는 2029년까지 임직원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한다고 발표해 이것이 양 부회장과 이 회장에게 지급될 여지도 남아있다.
가족 등 특수관계인 지분 확대도 시작됐다. 양 부회장은 2023년 12월을 끝으로 자사주 상여금 외엔 주식을 매입하지 않고 있다. 대신 2024년부터 미성년 자녀들이 보통주를 매입하며 특수관계인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장남 양승주군(만 14세)이 매입한 보통주는 21만5684주로 매입 시기 종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39억원4000만원 수준이다. 장녀 양채유 양(만 12세)와 차녀 양채린 양(만 9세)의 지난해 보통주 매입도 각각 2000주(약 5090만원)에 달했다.
양승주군의 대신증권 지분은 현재 0.77%로 양 부회장, 이 회장, 양정연씨(양 부회장 누나, 1.48%)에 이어 4번째다. 양채유양과 양채린양은 각각 0.09%로 송혁 사장(0.15%) 다음으로 공동 6위다.
대신증권 측은 양 부회장 자녀들 주식 매입에 대해 “현금 증여를 한 다음 증여세 내고 주식을 산 것으로 알고 있다. 책임 경영 차원에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광중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변호사는 “미성년 특수관계인이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해 지분을 늘렸다는 사실만으로는 법적 문제가 없다”며 “정당하게 세금을 냈고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걸 활용해 주식을 싸게 산 게 아니면 됐다”고 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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