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 4.9일제’ 확산…점포 운영구조 재편 가속
||2026.03.26
||2026.03.26
[디지털투데이 이지영 기자] 은행권이 '주 4.9일제' 도입에 잇따라 나섰다. 금요일 조기퇴근을 골자로 한 주 4.9일제 확산은 단순한 근로시간 단축을 넘어 점포 운영 방식과 고객 접점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시각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이 27일부터 매주 금요일 퇴근 시간을 기존 오후 6시에서 오후 5시로 1시간 앞당기는 조기퇴근제를 시행한다. 창구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앞서 IBK기업은행과 KB국민은행이 주 4.9일제를 도입했으며 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도 연내 도입이 유력하다.
주 4.9일제는 지난해 10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회 간 산별 교섭을 통해 합의된 사안으로 주 5일제를 유지하면서도 근로시간을 부분적으로 단축하는 절충안이다. 은행권은 이를 통해 일·생활 균형 개선과 조직 효율성 제고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다만 근무시간 단축은 곧 인력 투입 시간 감소를 의미한다. 창구 운영시간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점포를 운영하기 어려워지면서, 은행들은 점포 기능과 운영 방식을 재설계하는 방향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핵심은 '시간'과 '기능'의 분리다. 동일한 영업시간에 동일한 인력이 대응하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시간대별·채널별로 역할을 나누는 방식으로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KB국민은행은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9 To 6 Bank'를 확대하며 퇴근 이후 금융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직원 근무를 오전조와 오후조로 분리해 근로시간을 줄이면서도 서비스 시간은 오히려 확장하는 구조다.
신한은행의 디지털 라운지와 AI 브랜치 역시 같은 흐름이다. 단순히 영업시간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점포 기능을 세분화해 운영 효율을 높이는 전략이다.
디지털 라운지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하는 이브닝플러스,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토요일플러스로 운영한다. AI 브랜치는 외화 환전과 체크카드 신규 발급 등 총 64개 업무 처리가 가능하고, 토요일과 공휴일을 포함해 365일, 오전 9시~오후 8시 운영한다.
하나은행은 평일 밤 9시까지 운영되는 '하나 9시 라운지'를 도입했다. 화상상담 기반 무인 점포 형태로, 영업시간 이후에도 주요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대면 창구 기능 일부를 디지털 채널로 분리한 사례로 평가된다.
우리은행은 '디지털 익스프레스'로 디지털 데스크와 키오스크가 설치된 무인 점포를 도입했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말·공휴일은 오후 12시~6시까지다.
NH농협은행은 탄력 점포와 무인점포를 병행 확대하고 있다. '얼리뱅크'와 '애프터뱅크'를 통해 시간대를 분산시키는 동시에, AI 기반 무인점포 'NH디지털스테이션'으로 단순 업무를 비대면 채널로 이관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근무시간 단축과 동시에 점포 운영을 다변화하는 것은 인력 효율성과 고객 접점을 동시에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모바일 금융이 확산됐지만 대출 상담이나 고령층 서비스 등 일부 영역에서는 여전히 대면 채널 수요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주 4.9일제는 단순한 근로 제도 변화에 그치지 않고 은행 점포의 역할 자체를 재정의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대면 창구는 상담 중심으로, 단순 업무는 디지털 채널로 이동하는 구조 전환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력 운영 방식에 변화가 불가피해지면서 점포 운영 구조도 함께 바뀌고 있다"며 "효율성과 고객 편의를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전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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