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켐, ‘적정’ 나왔다지만 계속 기업 불확실성 지적... 연내 2300억 상환 부담 고조
||2026.03.25
||2026.03.25
이 기사는 2026년 3월 25일 16시 42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이차전지 전해액 전문 기업 엔켐이 지난해 감사보고서와 관련해 감사의견 ‘적정’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엔켐은 감사보고서 제출 일정이 늦어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감사의견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다만 단기 부채가 너무 많다면서 계속기업 존속에 대해서는 불확실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엔켐은 이번 감사보고서 지연 사태 때 최대주주인 오정강 대표의 지분이 반대매매로 처분된 데 이어 자금 조달 리스크가 커질 전망이다. 엔켐은 전환사채(CB) 물량 약 2300억원이 연내 조기상환 청구가 가능해진다.
25일 투자은행(IB)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켐은 지난해 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적정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다만 계속기업으로서 존속에 대해서는 불확실성 우려가 제기된다는 의견이 기재됐다.
엔켐은 지난 24일로 예정됐던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될 것이라고 공시하면서 주가가 출렁인 바 있다. 통상적으로 감사보고서 제출이 늦어지는 경우 감사의견 거절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았던 만큼 투자자들의 자금이 이탈한 것이다. 엔켐 주가는 전날 종가인 4만2750원에서 29.94% 하락한 2만9950원으로 마감했다. 2024년 4월 최고가 약 4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던 것을 감안하면 약 2년 만에 주가가 10분의 1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하한가 사태를 불러온 감사보고서는 25일 ‘적정’ 의견으로 공개되면서 주가는 다시 상한가를 기록했으나,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은 현재 엔켐의 재무 상태를 고려했을 때 지속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의미다.
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회사는 당기 중 영업손실 323억8700만원, 당기순손실 129억500만원을 기록했으며,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1686억4800만원 초과하고 있다”며 “회사의 단기 유동성 측면에서 계속 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유의적인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엔켐은 올해 수천억원의 채무를 갚아야 하는 상황이 올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발행한 14회차 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청구권 행사 시점이 올해 말 도래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남은 14회차 CB 잔액은 2381억원으로 주가가 현 상황을 유지한다면 대부분 물량에 대해 조기상환 청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엔켐의 현재 자금 사정을 고려했을 때 상환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엔켐의 현금성 자산은 11억원에 불과하며 유동자산 총액도 300억원 수준에 그친다. 해당 CB가 일반 공모로 발행된 만큼 사채권자에게 풋옵션 행사를 늦춰달라는 협상을 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CB는 장내채권으로 상장해 있는데, 지난 24일 폭락하며 가격이 액면가의 절반인 5003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원금 상환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이다.
당시 CB 발행 조건을 따져보면 주식 전환 가능성도 사실상 없다. 표면이자 1%, 만기이자 3%로 낮은 이자율에, 전환가액은 현재 주가의 2배 이상인 11만2700원으로 고정돼 있다.
엔켐 입장에서는 별도의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올해 감사보고서에서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이 기재되면서 CB 발행이나 유상증자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제3자 투자를 유치하는 방법도 있으나, 반대매매로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아지면서 경영권 방어 문제도 우려된다.
엔켐의 기존 최대주주였던 오 대표가 대출 담보로 맡겼던 지분 대부분이 하한가 사태로 반대매매로 처분되면서 지분율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오 대표는 최근까지 자신이 보유한 엔켐 지분 전량인 237만9413주를 담보로 933억원을 대출받은 바 있다. 이 중 약 160만주가 담보권 실행으로 처분됐다.
엔켐 측은 2대주주였던 오 대표의 개인 회사 와이어트그룹이 최대주주를 이어받으면서 당장 지배력에 영향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엔켐 관계자는 “오 대표가 이전부터 경영권 강화를 위해 지분 확대를 추구해 온 바 있다”면서도 “반대매매로 지분율이 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배력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 아직 별다른 후속 조치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낮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추후 경영권 공격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자본시장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호 세력에게 투자를 받는 것이 현재 재무 상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보인다”며 “부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내년 감사 의견은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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