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하반기 美 상장해 회사 가치 재평가…액분 계획 無”
||2026.03.25
||2026.03.25
SK하이닉스가 올해 하반기 미국 주식 예탁 증서(ADR) 상장을 통한 기업 가치 재평가 의지를 드러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25일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압도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자본 시장인 미국에서 제값을 인정받고,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고 선언했다.
SK하이닉스는 2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ADR 상장을 위한 신청서를 비공개로 제출하며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곽 사장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상장된 미국 시장에서 우리 회사의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구체적인 발행 규모 등은 확정 시점에 다시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ADR은 외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서 자사 주식을 거래 가능하도록 발행하는 증권이다.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며 대만 TSMC나 네덜란드의 ASML 등이 이 방식으로 상장했다. SK하이닉스의 ADR 상장 규모는 10조원에서 15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고객사와의 중장기 공급 계약(LTA) 체결을 통한 사업 안정화 전략도 언급됐다. 곽 사장은 “최근 메모리 공급 제약 상황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고객들과 중장기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하며 이미 체결 단계에 온 것들도 있다”며 “이를 통해 장기적인 수익성과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전략적 변화는 과거의 극심한 업황 변동성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다. 곽 사장은 “반도체 산업이 2년 호황 뒤 2년 불황처럼 반복하는 과거 사이클에서 탈피하는 양상이 감지된다”며 “LTA를 통해 내부 사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훨씬 더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사업 구조의 질적 변화를 전망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로드맵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곽 사장은 “6세대 제품인 HBM4는 이미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양산 체계를 구축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HBM4의 공급 비중이 본격 늘어날 것이며, 당초 계획했던 전체 출하량 목표치도 차질 없이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제품인 HBM4E의 개발 일정과 관련해선 “HBM4E는 연내 샘플을 내는 목표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지난해 64%를 기록했던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인 ‘커스텀 HBM’ 시장에서도 확고한 리더십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100만원 돌파에 따른 액면분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곽 사장은 “액면분할은 단순히 주가 수준뿐만 아니라 거래량과 투자자 구성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라며 “현재까지 계획하고 있지 않으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며 검토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을 위한 미국 내 AI 컴퍼니 설립 배경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곽 사장은 “기술과 시장이 가장 적극적으로 일어나는 미국에 AI 법인을 설립해 핵심 역량을 보유한 기업을 확보하고 솔루션 사업화 기회를 발굴할 것”이라며 “투자 규모는 현금 창출력 대비 크지 않은 수준으로 내실 있는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투자 방향을 공유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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