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팔란티어와 오픈AI, 중국의 군사 AI는 [박지민의 중국과 미래]
||2026.03.25
||2026.03.25
최근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군사 충돌 국면에서 확인된 것은 이제 인공지능(AI)이 전쟁의 주변 기술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 국방부는 팔란티어의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을 정식 전력화 프로그램으로 격상했고, 이 체계는 실제 작전에도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 역시 미 국방부와 계약을 맺고 정부·국방기관 대상 AI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전장의 중심이 무기 자체에서 데이터 융합, 표적 식별, 지휘관의 판단과 결심을 지원하는 시스템, 그리고 작전 속도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이 먼저 보여준 변화는 ‘AI 무기’가 아니라 ‘AI 기반 전장 운영 체계’다.
이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질문이 있다. 미국에 팔란티어가 있다면, 중국의 군사 AI는 누구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중국에는 팔란티어와 같은 단일 기업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중국은 국유 방산그룹, 데이터·공공안전 플랫폼 기업, 그리고 음성 AI·원격탐사·드론·기업용 AI 기업이 결합된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조지타운대 안보·신흥기술센터(CSET) 분석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의 AI 관련 조달에서 상위 수주 주체는 중국전자과기그룹, 중국항천과기그룹, 중국병기공업그룹과 같은 국유 방산 계열이며 동시에 다수의 민간 기업이 공급망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 군사 AI의 본질은 특정 기업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통합 구조다.
이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판 팔란티어’라는 표현 자체를 정확히 볼 필요가 있다. 중국에서는 하나의 기업이 이 역할을 독점하지 않는다. 데이터 통합과 의사결정 지원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기업들이 이 역할을 나눠 갖고 있기 때문이다.
쉰처커지(讯策科技)와 디푸기술(滴普科技)은 기업과 정부 데이터를 통합하고 실시간으로 분석해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만든다는 점에서 미국의 팔란티어와 유사한 기업으로 자주 언급된다. 반면 천안과기(辰安科技)는 성격이 다르다. 이 회사는 공공안전 분야에 특화된 AI 기업으로, ‘성진·천사 공공안전 산업 인공지능 모델(도시 안전과 재난 대응, 응급 지휘를 지원하는 공공안전 특화 AI 모델)’을 기반으로 도시 안전, 재난 대응, 응급 지휘·구조, 핵심 기반시설 모니터링을 지원한다. 즉 중국에서 팔란티어와 유사한 기능은 하나의 기업이 아니라 데이터 플랫폼 기업과 공공안전 플랫폼 기업으로 분산돼 있다.
하지만 실제 군사 AI의 중심은 이들과는 다른 영역에서 형성된다. 군사 AI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으로 언급되는 곳은 중국전자과기그룹(中国电子科技集团)이다. 이 그룹은 레이더, 전자전, 감시정찰, 정보 융합, 지휘통제, 무인기 군집을 아우르며 전장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개별 무기보다 데이터를 연결하고 상황을 통합하는 체계를 만드는 데 강점이 있다.
여기에 우주와 미사일, 위성 기반 정보 체계를 담당하는 중국항천과기그룹(中国航天科技集团), 그리고 자립형 AI 인프라와 방산 정보화 체계를 구축하는 중국항천과공그룹(中国航天科工集团)이 함께 중국 군사 AI생태계를 구축한다. 지상 전장에서는 중국병기공업그룹(中国兵器工业集团)이 핵심 기업이다. 이 그룹은 무인차량과 지상 전투체계에 AI를 직접 결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AI 기반 자율 전투지원 장비 사례도 공개된 바 있다. 중국식 군사 AI는 한쪽에서는 정보와 지휘체계를 통합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를 실제 무기와 플랫폼에 연결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이 위에 민간 기업들이 기능별 기술을 제공한다. 아이플라이테크(科大讯飞)는 음성 인식과 다국어 처리, 멀티모달 기술을 바탕으로 전장 음성 인터페이스와 정보 처리 영역에서 의미가 있다. 항천홍도(航天宏图)는 위성 원격탐사 데이터와 AI 분석 기술을 결합해 전장 감시·정찰과 지형 정보 분석을 담당하는 ‘우주 기반 감시 체계’ 역할을 한다. 청두종횡자동화기술주식유한회사(成都纵横自动化技术股份有限公司)는 수직이착륙 고정익 드론과 자동화 운용 시스템을 기반으로 저고도 감시·정찰 인프라를 제공한다. 제4범식(第四范式)은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자동화하는 기업용 AI 기업으로, 군과 산업 영역 사이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제공한다.
이렇게 보면 중국의 군사 AI 구조는 세 층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중국전자과기그룹, 중국항천과기그룹, 중국항천과공그룹, 중국병기공업그룹과 같은 국가 방산그룹이 전장 시스템의 뼈대를 만든다. 둘째, 쉰처커지, 디푸기술, 천안과기와 같은 데이터·의사결정 플랫폼 기업이 정보를 통합하고 판단을 지원한다. 셋째, 커다쉰페이, 항천홍도, 청두종횡자동화기술주식유한회사, 제4범식과 같은 기업들이 음성, 위성, 드론, 알고리즘 등 기능별 기술을 공급한다. 미국이 팔란티어라는 단일 기업을 중심으로 군사 AI를 발전시키는 구조라면, 중국은 국가 주도의 다층형 생태계를 통해 군사 AI를 구축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한국이 던져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우리는 개별 무기의 성능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인가, 아니면 데이터를 중심으로 무기, 센서, 위성, 드론, 지휘통제, 군수, 훈련 체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군사 AI 구조를 만들 것인가. 중국 사례가 보여주는 핵심은 AI 모델의 성능이 아니라 데이터를 모으고 연결하고 판단으로 바꾸는 체계다. 중국은 이미 AI를 무기에 적용하는 단계를 넘어, 전장을 하나의 데이터 기반 시스템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한국의 경쟁력 역시 이 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박지민 대표는 한·중 산업·기술과 자본시장, 투자·M&A, 정책·기업 협력 생태계를 연결하는 크로스보더 전략 전문가다. 36Kr, BEYOND EXPO, HiredChina, Draper Dragon의 한국 대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피더블유에스그룹(PWS GROUP)을 창업했다. 아시아 최대 로펌 잉커로펌(YINGKE LAW FIRM) 한국 파트너로 활동하며 한·중 기업 자문, 중국 기업의 한국 진출 지원, 양국 간 크로스보더 M&A 시장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국유 철강 기업 시노스틸(中国中钢集团)과 중관촌 창업 생태계 핵심 기관인 중국 베이징 중관촌 창업거리(中关村创业大街) 창업 플랫폼 이노웨이에서 근무하며 중국 산업 및 혁신 생태계 현장 경험을 축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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