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상법 개정 후 첫 주총 시즌…관전 포인트는?
||2026.03.24
||2026.03.24
[디지털투데이 오상엽 기자] 증권업계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화했다. 올해는 상법 개정 이후 처음 맞는 주총이라는 점에서 실적 확인을 넘어 지배구조 개편, 대표이사 인선, 주주환원 정책 등을 함께 점검하는 분위기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 LS증권이 24일 주총을 열었다. 이어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26일, 한국금융지주는 27일 주총을 앞두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총 시즌을 업황 호조 이후 경영 안정성과 제도 변화 대응 역량을 동시에 확인하는 시험대로 보고 있다.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경영진 인선이다. 지난해 증시 활황과 기업금융, 자산관리 실적 개선으로 주요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적지 않은 회사들이 변화보다 연속성을 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주총에서 김미섭 부회장, 허선호 부회장, 전경남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사외이사로는 송재용 이사회 의장과 석준희 사외이사가 재선임됐고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새로 선임됐다.
한국투자증권은 김성환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한국투자증권은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기업금융, 운용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며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2조3427억원, 당기순이익 2조135억원을 기록해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2조원대를 열었다.
반면 대신증권과 LS증권은 새 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신증권은 6년 동안 이끌었던 오익근 대표이사가 물러나고 진승욱 부사장이 새 대표로 선임됐고 LS증권은 24일 주총에서 홍원식 사내이사 선임안을 의결하며 새 경영 체제를 공식화했다.
NH투자증권은 윤병운 대표의 임기가 이미 종료됐지만 모회사 농협중앙회의 지배구조 개편 논의와 맞물리면서 연임 여부 결정이 미뤄졌고 신임 사외이사 선임 이후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다시 열어 다음달 중순께 결론을 낼 것으로 전해졌다. 각자대표 체제 전환 가능성도 거론된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상법 개정 시행을 앞둔 정관 정비다.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 선임,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등 개정 상법 취지에 맞춰 증권사들이 정관 문구를 어떻게 손보는지가 핵심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20일 주총에서 정관 변경 안건을 통과시켰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정관 개정 안건을 함께 확정해 제도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상법 개정은 이사회 운영과 주주권 행사 구조에 직접 영향을 주는 만큼 증권사들이 소액주주 보호와 내부 견제 장치를 어느 수준까지 수용할지에 따라 향후 시장의 평가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세 번째 관전 포인트는 주주환원이다. 올해 증권사들은 배당 확대를 넘어 자사주 소각과 환원율 목표 제시까지 내놓으면서 밸류업 국면에 맞춘 주주친화 정책을 경쟁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중장기적으로 순이익의 50%까지 배당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삼성증권의 올해 배당성향은 35.5% 수준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미래에셋증권은 더 적극적인 환원책을 내놨다. 2025 회계연도 기준 현금배당 약 1742억원, 주식배당 약 2903억원, 자사주 소각 1702억원 등을 포함해 총 6347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결정했는데, 이는 당기순이익의 약 4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업계 전반으로 보면 주주환원의 무게 중심이 단순 배당에서 자사주 소각으로 옮겨가는 흐름도 읽힌다.
NH투자증권은 보통주 950원, 우선주 1000원 배당과 함께 약 500억원 규모 자사주 340만주 소각안을 제시했고 키움증권은 주주환원율 30% 이상 목표와 함께 3개년 자사주 소각 로드맵을 이행 중이다. 대신증권도 총 1535만주 자사주를 단계적으로 소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결국 이번 증권업계 주총에서는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기존 경영진에게 다시 힘을 실어주는 회사가 많은 가운데 일부 회사는 대표 교체를 통해 수익성 개선과 내부통제 강화를 과제로 안았다.
동시에 상법 개정에 맞춘 정관 정비가 본격화하면서 주총은 지배구조 변화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여기에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중심으로 한 주주환원 경쟁까지 더해지면서 누가 어떤 구조와 기준으로 회사를 운영하느냐를 확인하는 자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좋았던 회사일수록 연속성과 환원 확대를 강조했고 부담 요인이 남아 있는 회사일수록 리스크 관리와 거버넌스 정비가 더 중요한 의제로 떠올랐다"며 "증권사별 차이는 있지만 올해 주총 시즌이 실적 점검과 제도 대응, 주주가치 제고를 함께 묶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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