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이어 로봇까지...부품 업계 ‘더블 호재’
||2026.03.24
||2026.03.24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AI 서버 수요에 이어 로보틱스(피지컬 AI) 시장에서도 수혜 구간에 진입했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가격 인상 기대와 휴머노이드 로봇향 부품 공급 확대가 맞물리면서 두 기업 모두 2년 내 영업이익이 두 배 이상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삼성전기에 대해 최근 목표주가를 기존 37만원에서 54만원으로 상향했다. 아이엠증권도 목표주가를 35만원에서 60만원으로 올렸다. 두 증권사 모두 2027년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시장 컨센서스(1조6000억원)를 30% 이상 상회하는 수준이다.
상향 요인은 MLCC 가격 인상이다. 경쟁사 무라타(Murata)가 지난 CY4Q25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시장 수급 환경에 따라 가격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밝히면서 가격 인상 기대감이 올해 2분기 중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유안타증권은 분석했다. 무라타는 현재 가동률을 90~95% 수준으로 운영 중이며, 가능하면 95%에 근접시켜 재고를 축적하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버 및 전장 기반의 강한 수요가 확인되는 가운데, 공급 측 대응은 여전히 보수적인 흐름 속에서 실적 상승 가능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망이다. MLCC 가격이 10% 오르면 삼성전기의 2027년 영업이익은 2조2000억원, 20% 인상 시 2조8000억원에 달한다. 아이엠증권은 3분기 무라타의 인상 단행에 이어 4분기 삼성전기의 판가 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과거 2000~2001년, 2017~2018년 업사이클 당시 실제 인상폭이 20~30%였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여전히 상승 가능성이 높다.
◆로보틱스, 부품 포트폴리오 확장의 새 진원지
LG이노텍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DS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1922억원, 1893억원으로 컨센서스(1690억원)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했다.
LG이노텍은 피지컬 AI 시장에서 구체적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DS투자증권에 따르면 보스턴 다이나믹스에 이어 북미 고객사향으로도 로봇용 카메라 모듈 공급이 임박했다. 이에 2027년 양산 물량이 본격 증가하면 제품 믹스 개선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상승도 기대된다. 휴머노이드 로봇 한 대에는 카메라 모듈 7~8개가 탑재된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대당 약 400달러(약 57만원) 수준의 카메라 시스템 ASP가 로봇 성능 고도화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상승 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지난 23일 주주총회 직후 "라이다, 카메라 등 복합센싱 모듈을 앞세워 미국·유럽 등 주요 고객 대상으로 활발히 협의 중"이라며 "로봇용 부품 대규모 양산은 2027~2028년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DS투자증권은 LG이노텍이 향후 센서와 라이다(LiDAR), 모터 등 인접 부품으로 공급 대상이 확대되며 솔루션 공급사로의 역할이 넓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기 역시 로봇·자율주행 차량으로의 응용처 확대가 빨라질 경우 모듈 사업부에 추가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아이엠증권은 진단했다.
특히 두 기업의 공통점은 수요 동인이 B2B 데이터센터와 로보틱스로 구조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산업 전환 흐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이엠증권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MLCC 매출에서 전장·서버 등 B2B 비중은 2022년 20% 수준에서 2027년 41%로 확대될 전망이다. B2C 중심 기존 수요에서 B2B로의 전환은 재고 사이클 의존도를 낮추고 실수요 기반 수익 구조를 강화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점점 이익 안정성도 과거 대비 높아질 전망이다.
또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패키지기판 역시 AI 서버향 물량 확대와 가동률 상승에 따라 수익성이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다. MLCC와 FC-BGA 두 핵심 사업부가 같은 방향으로 개선되는 보기 드문 구간이라고 유안타증권은 평가했다.
LG이노텍의 패키지솔루션사업부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1289억원으로 전년(708억원) 대비 82% 늘었다. 문 사장은 RF-SiP 등 반도체 기판의 최대 캐파가 임박했다며 향후 확장 시 현재의 약 2배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건은 MLCC 가격 인상의 현실화 시점과 로봇 양산 물량의 확대 속도다. 아이엠증권은 "가격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잠재적 업사이드"라고 짚었다. 다만 문 사장은 로보틱스에서 "의미 있는 수치가 나올 수 있는 시점은 3~4년 후"라고 언급해, 실질적인 기업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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