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공직자 누가 있나… 대부분 똘똘한 한 채 보유
||2026.03.23
||2026.03.23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 소유 공직자의 부동산 정책 라인 배제’라는 고강도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한 부동산 정책을 만드는 공직자가 다주택·비거주 고가주택 등을 소유하고 있다면 정책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재명 정부는 다주택 공직자에게 집을 팔라고 주문한 문재인 정부와 달리 ‘부동산 정책 라인 제외’라는 간접적인 방식을 사용했다.
23일 관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주택과 부동산 정책의 논의, 입안, 보고, 결재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주택 소유자, 부동산 과다 보유자를 배제하도록 청와대와 내각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나 투기용 주택 보유자 자체를 비난할 이유는 없지만, 집값이 오르도록 정책을 만든 공직자들이 문제”라며 “잘못된 제도를 악용해 투기까지 한 공직자는 비판을 넘어 제재까지 받는 게 마땅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에서는 주택과 부동산 정책 담당자의 부동산 보유 현황을 파악 중이다. 조사 이후 관련 업무 배제 조치를 취할 예정이지만, 아직 부처에는 어느 직위까지 배제 조치 대상에 해당하는지 구체적인 범위는 전달되지 않았다. 고가 주택이나 과다 보유의 기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 이성훈 국토교통비서관, 다주택자
청와대의 부동산·주택 정책 라인의 다주택자는 이성훈 국토교통비서관이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재산 공개 자료에 따르면 이 비서관은 세종시 아파트 1채와 서울 강남구 다가구·아파트 등 3채를 가지고 있다.
이 비서관을 제외한 다른 부동산·주택 정책 라인의 공직자들은 대부분 1주택자로, 일부는 똘똘한 한 채에 실거주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서초래미안을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부동산 관계 부처인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에서는 2개 부처 수장이 강남권에 1채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전용면적 112.85㎡)를 보유하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96.96㎡)를 가지고 있다.
국토부에서는 김윤덕 국토부 장관이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2가 중화산풍림아이원아파트(130.00㎡)를 보유하고 있다. 김이탁 1차관은 세종시 종촌동 가재마을12단지(84.99㎡)를 가지고 있다. 김규철 주택토지실장이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 역삼푸르지오아파트를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 오산동의 건물도 있다. 다만, 김 실장은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이번 정책 라인 배제의 영향보다는 일신상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문 정부 당시 주택토지실 같은 경우 과장급 이상은 다주택자가 안 된다는 분위기가 있어서 (정책 배제) 사례가 많을 것 같지는 않다”며 “다주택자, 고가 주택 등 정책 배제의 구체적인 기준이 세워져야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 “주택 보유 수로 공직 사회 나누기 경계해야”
주택 보유 수로 공직자의 투기 여부를 결정하고 무주택자 또는 1주택자만 정책에 참여하는 데 대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주택자여도 갭투자(전세 낀 매매) 등을 통해 수십억원의 차익을 거둔 경우와 증여나 상속 등을 통해 상대적으로 싼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하게 된 경우 등 다양한 주택 보유 사례가 있는데 주택 보유 수나 거주 여부만으로 정책 라인에서 배제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비판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다주택자가 전월세 공급 등 시장에서 나름대로 역할이 있는데, 이런 기능에 대한 고려 없이 공직자가 다주택이라는 이유로 다 빼고 정책적인 결정을 한다면 오히려 편향적인 결정이 이뤄지고 시장이 왜곡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규제에 대한 명분이 약할 때 솔선수범이 필요하다”며 “다만 이번에는 부동산 정책 라인 배제라는 방안만으로는 시장 안정을 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관가에서도 부동산·주택 정책 라인에 인력이 더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 한 관계자는 익명으로 “부동산·주택 정책 관련 과는 원래도 일이 많아서 직원들이 기피하는 부서인데, 주택 보유에 대한 검증 기준이 한층 강화되면 인력이 더 부족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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