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형사 성공 보수’ 인정한 2심… 대법 판례 바뀌나
||2026.03.23
||2026.03.23
변호사가 형사 사건에서 의뢰인의 무죄 등을 이끌어냈을 때 ‘성공 보수’를 받는 것을 일률적으로 금지할 수 없다는 2심 판결이 나왔다.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와 배치되는 판단으로, 향후 판례 변경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대한변호사협회는 23일 형사 사건 성공 보수 인정 여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성공 보수 금지 이후 착수금이 상승하는 등 의뢰인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15년 대법원 전합 “형사 성공 보수 무효”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3부는 지난 1월 23일 A 법무법인이 B씨 등을 상대로 낸 약정금 소송에서 1심 원고 패소 판결을 뒤집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B씨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2019년 11월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후 A 법무법인과 무죄 확정 시 성공 보수 3300만원을 지급하는 위임 계약을 체결했다. B씨는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됐다.
그러나 B씨는 성공 보수를 지급하지 않았고, 분쟁은 소송으로 이어졌다. B씨는 “형사 사건 성공 보수 약정은 재판 결과를 금전적 대가와 결부시킨 것으로 선량한 풍속과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2015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같은 취지로 형사 사건 성공 보수를 무효로 판단한 바 있다.
반면 A 법무법인은 “유무죄를 다투는 사건은 변호인의 변론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정당한 대가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1심과 달리 2심은 “이 사건 약정은 선량한 풍속 등 사회질서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성공 보수 약정의 효력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성공 보수를 일률적으로 금지할 경우 변호인의 충실한 변론을 유도하는 동인이 약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B씨의 상고로 현재 대법원에 올라가 있다.
◇변호사 업계 “성공 보수 금지 후 사건 대형 로펌 쏠림”
이날 대한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조배숙·송석준·신동욱·김재섭 의원과 공동으로 ‘형사 성공 보수 정상화 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김정욱 대한변협 회장은 “대법원 판결 이후 성공 보수 상당 부분이 착수금으로 전환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했다.
조순열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승소에 대한 유인이 약화되면서 전관 출신 변호사나 대형 로펌으로 사건이 쏠리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결과적으로 형사 사건 초기 비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청년 변호사들의 수임 기회가 줄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채용현 한국법조인협회 회장은 “청년 변호사의 경우 착수금 없이 성공 보수만으로 사건을 수임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성공 보수를 전면 무효로 볼 경우 신진 변호사에게 불리하고 전관 변호사에게 유리한 구조가 고착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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