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류재철, 취임 첫 주총… ‘소통’ 대신 ‘신중’ 무게
||2026.03.23
||2026.03.23
류재철 LG전자 사장이 취임 후 첫 주주총회에서 로봇과 B2B 솔루션 중심의 사업 전환을 공식화했다. 주주들은 사업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주가 부양 의지와 주주 환원 정책이 부족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류재철 사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를 로봇 사업의 실질적 성과 창출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AI 기반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AI가 LG전자를 둘러싼 산업 환경의 근간을 바꾸고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현재를 ‘변곡점’으로 진단했다. 시장 불확실성은 확대됐지만, 동시에 성장의 밀도를 높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주력 사업 초격차 확대 ▲B2B·플랫폼·B2X 등 고수익 사업 집중 ▲미래 성장동력 전략적 육성 ▲AX(AI 전환)를 통한 업무 혁신 등 4대 전략 방향을 내세웠다.
주력 사업에서는 제품 경쟁력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해 매출·이익·브랜드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가격 경쟁이 아닌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로봇 사업은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아우르는 전방위 전략을 펼친다. 연간 4500만대 규모의 생산 인프라와 가전용 모터 기술력을 기반으로 로봇 액추에이터 시장 핵심 공급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CES에서 공개한 브랜드 ‘악시움’을 앞세워 부품 사업을 본격화하고, 피지컬 AI 로봇 ‘클로이’ 상용화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류 사장은 “내년에는 ‘클로이’가 실험실을 벗어나 실제 현장에 투입될 것”이라며 데이터 수집과 학습을 위한 ‘데이터 팩토리’ 투자 확대 방침을 밝혔다. 이어 “로봇은 사람에게 쉬운 일이 어려울 수 있고, 반대로 사람에게 어려운 일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며 실증(PoC)을 통해 경쟁력이 있는 영역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주총에서는 미래 사업 비전에 대한 설명과 달리 주가 부양과 관련해서는 아쉬움을 표하는 주주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10년 넘게 보유하고 있지만 LG전자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주가 하락과 저평가에 대해 경영진이 보다 책임 있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주 역시 “사업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주주 환원 정책이나 주가 관리 측면의 메시지는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반응은 최근 수년간 이어진 주가 흐름이 영향을 미쳤다. LG전자는 가전 중심의 안정적인 실적에도 불구하고 성장 스토리 부재, 전장·B2B 사업의 수익성 가시화 지연 등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아왔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수요 위축으로 가전 업황이 정체되면서 실적 대비 주가 상승 탄력도 제한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로봇·AI·플랫폼 등 신사업 기대는 커졌지만, 아직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점도 투자자들의 보수적 시각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류재철 사장은 관련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지켜봐 달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첫 공식 무대였던 만큼 적극적인 소통을 기대했던 주주들 사이에서는 아쉬운 분위기도 감지됐다.
LG전자 관계자는 “류재철 CEO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며 책임경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변상이 기자
differenc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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