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2년 만에 흑자 전환...영업 정상화는 ‘아직’

디지털투데이|이지영 기자|2026.03.23

[사진: 저축은행중앙회]
[사진: 저축은행중앙회]

[디지털투데이 이지영 기자] 저축은행 업권이 2년간의 연속 적자를 끊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이 영업 회복이 아닌 비용 감축에 있었던 데다, 대출 감소와 이자이익 둔화라는 구조적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23일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2025년 저축은행 업권 당기순이익은 4173억원으로 전년(-4232억원) 대비 8405억원 증가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2023년과 202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이후 2년 만의 반등이다.

하지만 이번 흑자의 성격을 놓고 업계 안팎의 시선은 냉정하다.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대손충당금 전입액 감소(3조7200억원→3조2600억원, 4600억원↓)와 유가증권 운용수익 증가였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영업 확대가 아닌 비용을 줄여 흑자선을 넘겼다.

핵심 수익 지표는 오히려 뒷걸음쳤다. 이자이익은 5조4156억원으로 전년 대비 427억원 줄었다. 조달비용 하락이 일부 완충 역할을 했지만 여신 축소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총자산도 118조원으로 전년(120조9000억원) 대비 2조9000억원 감소했고, 여신은 93조5000억원으로 4조4000억원 감소했다. 기업대출 감소가 두드러졌는데 부동산 PF 부실 정리와 경기 둔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도 "여신 감소 등으로 이자이익이 축소해 영업 상황이 회복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당국 요구 확대...업계 "영업환경 어려움 여전"

건전성 지표는 표면적으로 개선됐다. 연체율은 2024년 말 8.5%에서 2025년 말 6.0% 수준으로 낮아졌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0%대에서 8%대로 떨어졌다. 부동산 PF 부실채권 매각과 상각 확대 등 선제적인 정리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다만 가계대출 연체율은 약 4.67%로 오히려 소폭(+0.14%p) 상승하는 등 절대 수준은 여전히 높은 편이란 평가다. 

금융당국은 최근 저축은행의 역할을 재정립 하겠단 목표를 세웠다. 최근 잇따라 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단기 수익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 서민·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저축은행 본연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금리대출 확대, 담보 중심이 아닌 성장 가능성 기반의 여신 공급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뒤따랐다.

제도 개편의 방향은 '규제 완화와 규율 강화의 동시 추진'으로 요약된다. 먼저, 완화 쪽에서는 기업대출 대상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됐다. 수익 기반 다변화가 목적이다. 대형사에 한해서는 주식·비상장주식·회사채 등 투자 한도가 늘어나고 지급수단 사업 직접 취급도 허용했다. 예대율 산정 시 비수도권 대출에 낮은 가중치를 적용해 지방 자금 공급을 유도하는 방식도 도입된다.

규율 강화 측면에선 당국이 자산 규모에 따라 저축은행을 구분해 대형사에는 은행 수준의 건전성 기준을 단계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기업여신 평가에는 미래 상환능력을 반영하는 체계를 도입하고 부실채권 공동 관리 역량 제고와 예수금 모니터링 고도화도 병행한다.

문제는 이 같은 구조 전환 요구가 여전히 악화된 영업환경 위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유지되는 한, 저축은행의 주력 영업인 부동산 관련 여신과 가계대출은 뚜렷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게다가 지역 기반 금융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영업구역 규제 역시 그대로 유지됐다.

이에 따라 2년 만의 흑자 전환은 분명 의미 있는 변곡점이지만 비용 절감으로 버텨낸 실적이 영업 정상화로 이어지려면 대출 포트폴리오 재편과 수익 구조 다각화가 실질적으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국의 제도 설계와 업권의 자구 노력이 맞물려야 한다는 관측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2026년에도 부동산 시장 회복 지연과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영업환경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견기업 대출 확대, 중·저신용자 금융 공급 확대, 신규 금융모델 도입 등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이지만 당장 실적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건전성 관리 기조를 보다 강조했다. 금감원은 "PF 부실사업장 경·공매, 자율매각 등을 통해 부실자산 정리를 유도하고 건전성 개선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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