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미래·NH證 ‘IMA 3파전’ 시작했지만...시장 열기는 '주춤'
||2026.03.23
||2026.03.23
[디지털투데이 오상엽 기자] 종합투자계좌(IMA) 시장이 NH투자증권의 합류로 3파전에 접어들었지만 초반 달아올랐던 분위기는 투자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주춤한 모습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18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의결을 거쳐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국내 세 번째 IMA 사업자로 지정됐다.
금융당국은 NH투자증권이 자기자본, 인력과 물적 설비, 내부통제 장치, 이해상충 방지체계 등 법령상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판단했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 예탁금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운용하고 증권사가 원금 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계좌다. 발행어음과 합산하면 자기자본의 최대 300%까지 자금을 조달해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에 활용할 수 있어 대형 증권사들에는 새로운 수익원으로 꼽혀왔다.
시장성 자체는 이미 확인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첫 상품 출시 이후 빠르게 자금을 모았고 3차 상품까지 누적 모집액이 약 2조1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증권도 1호 IMA 상품에서 총 950억원 모집에 2배 이상의 자금이 몰리며 투자자 관심을 확인했다.
다만 최근 분위기는 초기와는 다르다. 한국투자증권이 이달 선보인 4차 IMA 상품의 모집 규모는 3000억원으로, 1조 한도로 판매한 1·2호 상품 때와 비교해 몸집이 줄어 최근 3호와 4호 상품 모두 3000억원 규모로 조정됐다. 앞선 두 가지 상품의 1/3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특히 지난 1월에 4영업일간 판매한 2호 상품은 준비된 물량 1조원에 못미치는 7000억원대에서 마감됐다.
더 높은 기대수익을 좇는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면서 IMA에 배정되는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는 해석이다. 실제 현재 투자자들의 시선은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으로 쏠려 있다.
코스피 강세가 이어지고 증권주와 반도체주가 주도주로 부상한 국면에서는 연 4% 안팎의 목표수익률을 제시하는 폐쇄형 상품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의 4차 상품은 2년 만기 폐쇄형 구조로 설계됐고 미래에셋증권의 2호 상품 역시 3년 만기, 목표수익률 4% 수준으로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구조는 시장이 불안할 때는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상승장이 가팔라질수록 약점으로 작용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2~3년간 자금이 묶이는 대신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구조보다 당장 주식시장에서 더 높은 수익 기회를 찾는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에는 직접투자 경험이 늘고 위험자산에 대한 심리적 저항도 낮아지면서 IMA가 초기 기대만큼 빠르게 자금을 빨아들이기 쉽지 않은 환경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IMA는 조달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기업금융과 생산적 금융에 투입해야 하는 상품인 만큼, 단순히 판매만 잘해서 되는 구조가 아니다.
NH투자증권도 인수금융과 기업대출, 회사채 등 기업금융 자산을 중심으로 운용하면서 글로벌 사모대출과 주식펀드 등으로 투자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결국 안정적이면서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투자처를 꾸준히 발굴해야 한다.
규제 부담도 적지 않다. IMA 사업자는 조달 자금의 일정 비율을 모험자본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하며 그 비율은 2026년 10%, 2027년 20%, 2028년 25%까지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이는 IMA가 단순 고금리 예금 대체재가 아니라 실물경제와 기업자금 공급을 뒷받침하는 제도로 설계됐다는 뜻이지만 반대로 증권사 입장에서는 운용 난도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NH투자증권의 진입은 시장 확대라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다. 금융당국도 이번 추가 지정으로 증권사들이 기업의 다양한 자금 수요에 대응하고 모험자본 공급 기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사업자 수가 3곳으로 늘었다고 해서 곧바로 판매 경쟁이 과열되거나 자금 모집이 급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선점 효과를 확보한 데다 최근 투자자들의 판단 기준도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단순히 '원금 지급 의무형'이라는 안정성만으로는 자금을 끌어오기 어려워졌고 어느 자산에 어떻게 투자해 어느 정도 수익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IMA 시장은 성장 기대와 현실적 한계가 함께 드러나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제도 도입 초기에는 희소성과 새로움이 흥행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주식시장과 높아진 투자자 눈높이 속에서 상품 경쟁력 자체를 증명해야 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NH투자증권의 합류로 외형은 커졌지만 흥행의 관건은 사업자 수보다도 각 증권사가 얼마나 설득력 있는 운용 전략과 투자처를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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