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법 국회 통과… 2만 특사경 지휘권 빠지며 “수사 혼란 불가피”
||2026.03.20
||2026.03.20
검찰청 폐지 이후 신설되는 공소청 설치 법안이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앞으로 검찰청은 공소 제기와 유지 기능만을 담당하는 공소청으로 전환되며, 공소청 소속 검사는 수사를 수행할 수 없게 된다. 그간 유지돼 온 검찰의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도 폐지되면서 일선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공소청법은 10월 2일부터 시행된다. 공소청은 기소만 전담하게 되며 공소청, 광역공소청, 지방공소청 등 3단 체계로 운영된다.
법에 따라 공소청 소속 검사의 직무는 공소 제기 여부 결정과 유지, 영장 청구 관해 필요한 사항, 재판 집행 지휘·감독 등으로 제한됐다.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검사의 권한으로 명시돼 있는 영장 청구·집행 지휘권도 박탈됐다. 그간 경찰이 신청한 영장에 대해 검사는 보완 의견을 내는 등 지휘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경찰이 송부한 기록만으로 영장 청구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탄핵 절차 없이 검사의 파면이 가능하도록 검사의 신분 보장 규정도 수정됐다. 현행 검찰청법에 따르면, 검사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서 파면 결정이 내려지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는 경우에만 파면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일반 공무원처럼 징계 처분만으로도 파면이 가능해졌다.
검사의 ‘특사경을 지휘·감독하는 권한’도 삭제됐다. 당초 정부가 입법 예고한 법안에는 해당 권한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최종안에서는 빠졌다. “혹시 모를 공소청 검사의 수사 개입 다리를 끊었다”는 게 더불어민주당의 설명이었다.
법조계에서는 특사경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이 빠진 점을 가장 우려했다. 특사경은 식품, 환경, 관세 등 특정 행정 분야에서 사법경찰 직무를 수행하는 일반직 공무원으로 수사 전문가는 아니다. 범죄 수사나 보조 업무를 수행할 때 원칙적으로 검사의 지휘를 받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특사경에 대한 검찰의 지휘·감독이 불가능해지면서, 범죄 성립 여부 판단부터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의 절차와 방식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지검장 출신의 대형로펌 소속 한 변호사는 “검찰이 그간 특사경 수사를 지휘해온 것처럼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형사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특사경을 보완하는 조력에 가까웠다”며 “그동안 일부 검찰 인력이 특사경에 파견돼 이를 지원해왔지만, 앞으로는 외부에서 큰 비용을 들여 변호인을 고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검찰에서 특사경 지휘 업무를 담당했던 한 변호사도 “가령 세금 관련 사건에서 고의적인 조세포탈로 볼지, 단순 미신고로 볼지에 따라 재판 결과와 형량이 크게 달라진다”며 “이 같은 법적 평가를 특사경이 독자적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자칫 기준이 흔들릴 경우 기업이나 개인이 부당한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사에서 확보한 진술이나 자료들이 재판에서 증거로 활용되려면 수사 단계에서부터 엄격한 절차를 갖춰야 하는데, 이때 검사의 법률적 조력이 필요하다”며 “이에 대한 대책 없이 특사경에 대한 검찰 수사지휘권만 빼버리면, 특사경의 수사활동이 사법 통제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지난 18일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검사 생활을 하며 만난 특사경 실무자의 99%가 수사 능력과 관련한 어려움을 호소했다”며 “이제 검사 지휘도 없이 독자적으로 수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법왜곡죄로 고소·고발될 수도 있으니 일선의 어려움이 한층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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