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이란 ‘보물섬’ 하르그섬, 전쟁 주요 변수로 떠오른 이유
||2026.03.20
||2026.03.20
미국이 이란의 핵심 석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에 해병대 전력을 전격 투입해 섬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 섬은 이란 원유 수출량의 대부분이 통과하는 핵심 거점으로, 사실상 이란 경제의 심장부로 평가된다.
18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던 제31해병원정대(MEU) 병력 약 2000명을 중동 지역에 이동 배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미국이 해상·공중 기습 공격 전문 부대인 해병원정대를 하르그섬 점령 작전에 투입해 이란 남부 해안을 장악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랭크 매켄지 전 미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은 “미군에게는 사실상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며 “(하르그섬) 석유 기반 시설을 파괴해 이란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히거나, 섬을 장악해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르그섬은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이란의 대륙섬으로 본토에서 25㎞, 호르무즈 해협에서 북서쪽으로 약 483㎞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면적은 울릉도의 3분의 1 크기인 25㎞²에 불과하나, 하루 최대 700만 배럴까지 적재가 가능한 대규모 원유 보관 시설을 갖춰 ‘금단의 섬’, ‘보물섬’ 등의 별명이 붙은 바 있다. 섬 남쪽에는 저장 탱크 수십 개가 밀집, 해저 송유관은 이란의 대형 유전들을 연결하며 이란 원유 수출량의 약 90%가 이 섬을 지나는 것으로 집계된다.
앞서도 미국이 하르그섬을 공습하면서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폭을 키운 바 있다.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하르그 섬의 모든 군사 목표물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밝히자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은 급격히 상승, 배럴당 100달러 선을 유지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 인프라는 파괴하지 않기로 했다”고 부연했으나, 극심한 불안 심리가 확산되면서 유가가 조만간 150~20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기적으로 섬 장악을 검토해 온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사업가 시절인 1988년 영국 일간지 가디언 인터뷰에서 “우리 함정에 총알 한 발이라도 날아온다면 하르그 섬에 치명적 타격을 가해 그곳을 차지하겠다”고 발언했는데, 관세 정책의 필요성 또한 1980년대부터 강조해 온 점을 감안하면 군사 작전 또한 추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섬의 석유 시설이 공습에 노출될 경우 파급력은 이란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란이 인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보복을 가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연쇄적으로 마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전 세계 원유 매장량의 30% 이상을 보유 중으로, 앞서 이란군은 관영 매체를 통해 자국 석유·에너지 인프라가 타격받을 경우 중동 내 에너지 인프라를 전부 공격하겠다고 맞불을 놓은 바 있다.
미국의 전략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부소장은 “사실상 세계 석유 공급량 중 하루 150만~200만 배럴 규모가 사라질 수 있다”며 “페르시아만 전체에서 원유 수송이 중단될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설 수 있으며, 미국 휘발유 가격 또한 갤런당 5~6달러 선으로 상승하면서 식료품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상군 투입으로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경제도 심각한 타격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전쟁이 5~6주 이상 지속될 경우 카타르 등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의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14% 감소할 수 있으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때에 비견될 수준의 충격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하르그섬 공습이 이어지더라도 원유 수출이 전면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앞서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에도 이라크군은 섬을 반복적으로 공격했으나, 이란은 소형 항구와 임시 터미널 등 우회 경로를 확보해 수출을 이어온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이 하르그섬 공습의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중국은 이란 해상 수출 석유의 80% 이상을 구매하는 주 고객으로, 하르그섬을 통해 수출되는 원유 또한 대부분 중국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라 이 해협 대신 홍해 연안 얀부항을 이용해 원유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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