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밀면 터치패드 짠…냉각 성능 위해 구조 바꾼 괴짜 노트북
||2026.03.19
||2026.03.19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대만 전자기기 수탁 제조 서비스(EMS) 업체인 인벤텍(Inventec)이 독특한 구조를 적용한 실험적 노트북 '베일북'(VeilBook)을 공개했다. 키보드 위치를 물리적으로 이동시켜 냉각 성능을 개선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특징이다.
18일(현지시간) IT매체 테크레이더에 따르면, 베일북은 14인치 디스플레이와 두께 10mm 미만의 초박형 섀시를 갖춘 콘셉트 제품이다. 최근 초슬림 노트북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단순히 두께를 줄이는 데서 나아가 내부 구조 자체를 재설계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슬라이딩 키보드'다. 기본 상태에서는 키보드가 터치패드와 팜레스트 영역 위에 위치하지만, 터치 입력이 필요할 경우 키보드를 뒤로 밀어 터치패드를 드러낼 수 있다. 이 단순한 기계적 구조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뿐 아니라 내부 열 관리 구조까지 동시에 바꾸는 역할을 한다.
이 설계는 시스템의 냉각 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반 노트북에서는 키보드 아래에 팬과 통풍 구조가 배치돼 공기 흐름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베일북은 키보드를 뒤로 이동시키면 통풍구가 완전히 개방되며, 더 많은 공기가 섀시 내부를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고부하 작업 시 발생하는 발열을 효과적으로 줄이고, 성능 저하(스로틀링) 가능성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최적의 냉각을 위해선 터치패드를 키보드 아래로 가려야 하므로 사용자는 키보드 단축키나 외부 마우스에 의존해야 한다. 기존 노트북의 직관적인 사용 방식과는 차이가 있어 일반 사용자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일북은 이미 iF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며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다만 실제 상용화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인벤텍은 자체 브랜드 제품보다는 글로벌 기업의 하드웨어를 설계·생산하는 ODM 기업으로, 이번 프로젝트 역시 기술 방향성을 제시하는 실험적 성격이 강하다.
흥미로운 점은 인벤텍이 과거에는 팬을 제거한 팬리스(fanless) 노트북으로 디자인 상을 수상했던 반면, 이번에는 오히려 팬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계적 구조를 복잡하게 설계했다는 점이다. 이는 초슬림 노트북에서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베일북 당장 시장에 출시될 제품이라기보다 노트북 설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초박형 디자인과 발열 관리라는 상충 과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지에 대한 또 하나의 실험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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