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로보틱스 기업 전환 본격화
||2026.03.19
||2026.03.19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모빌리티 플랫폼을 넘어 로보틱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류긍선 대표는 최근 전사 임직원에게 보낸 CEO 레터를 통해 '피지컬 AI 시대를 선도하는 기술회사'를 선언하며 기술 주권 확보를 전면에 내세웠다. 목표 지점은 로보틱스다.
KDI에 따르면 정부는 제4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K-로봇 시장 규모를 20조원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시작된 AI 100조 투자가 피지컬 AI로 확산되는 흐름과 맞물리면서, 로봇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제어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력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러한 플랫폼 경쟁력을 자산으로 내세웠다. 류 대표는 CEO 레터에서 자사 핵심 자산을 4가지로 꼽았다.
AI 학습 수준으로 정제해 온 데이터 품질 체계, 현실 도로 변화를 반영하는 지도·도로 네트워크 데이터, 호출부터 정산까지 운영 변수를 규격화한 오퍼레이션 표준화 역량, 서비스의 경제성과 확장성을 결정짓는 거점 인프라다. 이런 자산군은 모빌리티 산업이 디지털 전환(DX) 과정에서 축적된 것이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를 로보틱스 사업의 기반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기술적 연결고리는 차량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자율주행 차량 다수를 관제하는 구조와 로봇 다수를 관제하는 구조는 본질적으로 같다는 점을 응용한다. 실제로 카카오모빌리티는 운송관리시스템(TMS) 기반 수요-공급 예측 알고리즘을 자율주행 배차에서 로봇 배차로 확장 적용했다. 모빌리티에서 자율주행으로, 자율주행에서 로보틱스로, 다시 피지컬 AI 생태계로 이어지는 사업 확장 경로가 이어진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로보티즈와 협력해 신라스테이 서초,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등 프리미엄 호텔에서 로봇 배송 상용 모델을 수립했다. 플랫폼 도입 후 일평균 로봇 가동률이 약 8배 상승하고 배송 성공률 100%를 달성했다고 전했다. QR 기반 주문 시스템을 결합한 호텔에서는 룸서비스 매출이 약 3배 증가하면서 '수익형 모델'로서의 가능성도 입증했다.
특히 단순 로봇 도입이 아니라 플랫폼이 이기종 로봇을 통합 관제하고 배차를 최적화하는 오케스트레이션 구조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LG전자, 베어로보틱스 등과도 협력을 확대하며 병원·오피스·물류로의 확장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로봇 플랫폼 상용 모델 입증...'오케스트레이션' 구조가 차별점
자율주행 역시 로보틱스 전환의 기술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주부터 강남 심야 서울자율차 사업자로 선정돼 자체 기술 기반 운영을 시작했고, 웨이모 출신 김진규 부문장이 이끄는 피지컬 AI 부문을 신설해 E2E(End-to-End)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에 나섰다.
정부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산업통상부 주관 M.AX 얼라이언스에서 카카오모빌리티 포지션을 보면 로봇 방향성은 더 뚜렷하다. 현대차(완성차), LG전자·현대모비스(SDV), 네이버클라우드(IT)와 함께 앵커 기업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차별점은 플랫폼 운영·관제·데이터를 동시에 보유한 점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로봇 제조사도 순수 IT 기업도 아닌, 로봇이 실제 성과를 내는 운영 구조를 설계하는 역할이다.
해외 확장도 이러한 연장선에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사우디 디리야 프로젝트에 통합 모빌리티 솔루션 PoC 계약을 체결했는데, 해당 계약서에는 로봇 배송 등 스마트시티 협력 가능성도 명시됐다. 국내 로보틱스 실증이 해외 기술 수출로 이어지는 경로가 열린 셈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지향하는 최종 포지션은 로봇 제조가 아니라 로보틱스 생태계의 플랫폼 허브다. 그동안 축적한 자율주행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로보틱스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병원·물류·주거 등 도메인 영역에 어떻게 로봇 플랫폼 모델이 맞춰서 제공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류 대표는 "협력의 가능성은 열어두되 핵심 역량과 주도권을 외부에만 의존하지 않고, 우리 환경에 최적화된 독보적인 기술 주권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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