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대출 갈아타세요”… 시중銀 vs. 인터넷銀 한판 승부
||2026.03.18
||2026.03.18
# 서울에서 인테리어업을 하는 개인사업자 곽모(48)씨는 사업 운영을 위해 금융채 3개월물에 연동된 변동금리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기준금리 상승으로 6% 초반에서 시작한 금리는 6% 후반대가 돘다. 여기에 자재비와 인건비도 오르고 부동산 경기까지 얼어붙으면서 수주가 줄어 사업 여건도 악화됐다. 공사를 해도 남는 돈이 줄면서 자금 운용이 어려워진 곽씨는 “이자라도 낮출 수 있으면 버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개인사업자 비대면 대환대출 길이 열리면서 대출 이자 부담에 허덕이던 개인사업자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쏠린다. 인터넷은행은 성장 돌파구를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고객 유치에 나설 가능성이 크고, 시중은행은 포용금융 성과를 보여야 하는 만큼 금리 인하와 우대 혜택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부터 개인사업자도 비대면 플랫폼을 통해 기존 대출을 조회하고 더 낮은 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가 본격 시행됐다. 대상은 10억원 이하 운전자금 성격의 신용대출로,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 플랫폼과 은행 앱을 통해 비교·이동이 가능하다.
과거에는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야 했던 절차가 모바일로 단순화되면서 실제 이용 수요도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이미 가계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에서 상당한 금리 절감 효과가 확인된 만큼 개인사업자 대출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번 시장이 주목되는 것은 금융사 간 전략 차이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은 지난해 건전성 관리와 정책 기조에 맞춰 개인사업자 대출을 줄였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은 반대로 빠르게 늘렸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신용대출이 막힌 데다 법인대출 기반도 약한 인터넷은행으로서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사실상 유일한 성장 통로였다.
실제로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년 새 1조5000억원 이상 늘어난 반면,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같은 기간 1조원 넘게 줄었다.
이번 대환 시장에서도 인터넷은행의 공세가 보다 적극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 경쟁력뿐 아니라 비대면 절차, 속도, 사용자 경험을 앞세워 신규 고객 유입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인터넷은행은 전문직 개인사업자나 담보 기반 상품 등으로 세분화된 상품을 내놓으며 우량 차주 선점에 나서는 모습이다.
반면 시중은행은 ‘포용금융’이라는 또 다른 과제를 안고 시장에 뛰어드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이 소상공인 금융 부담 완화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단순한 금리 경쟁을 넘어 우대금리, 이자 지원, 이벤트 등 다양한 혜택을 내세우는 전략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고객 이탈을 막는 동시에 정책적 요구에도 부응해야 하는 이중 과제가 작용한 결과다.
신규 고객 유입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금리 비교와 이동이 쉬워지면서 금융사들은 고객을 붙잡기 위해 추가 혜택을 내놓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대 0.3%포인트 우대금리와 이자 지원을 내걸었고, 하나은행은 ‘사이버금융범죄 보상보험’도 무료로 제공키로 했다.
다만 대출 갈아타기가 곧바로 이자 절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금리 수준만 볼 것이 아니라 중도상환수수료, 우대금리 조건, 만기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이 많은데다 대면·비대면 갈아타기 조건이 다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의 경우 대면 상품 갈아타기에는 약 17개의 상품 가운데 선택할 수 있고 중도상환수수료 역시 상품별로 차이가 있다. 하지만 비대면 갈아타기 이용 시 KB소상공인 신용대출 단일 상품으로 운영되고 해당 상품은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몸집을 키워야 하는 인터넷은행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큰 가운데 시중은행도 포용금융 결과를 보여야 하는 만큼 개인사업자 대환 성과를 보이려고 할 것”이라며 “서비스 출시 초반엔 신용평가를 통해 대출을 받은 고객의 대출인 만큼 리스크 관리 보다는 고객 유치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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