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지분제한 위헌 논란… “핵심은 소유 아닌 내부통제”
||2026.03.18
||2026.03.18
디지털자산기본법 발의가 임박한 가운데 최대 쟁점인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을 둘러싼 위헌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야당과 업계는 물론 국회 입법조사처까지 위헌 소지를 언급하면서 과잉 입법이라는 비판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1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디지털자산 산업 발전 방안’ 세미나를 열고, 정부·여당이 검토 중인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방안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참석자들은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지분 규제가 산업에 대한 혁신과 성장을 가로막으며 인재·자본 유출 부작용까지 초래할 수 있는 과잉 규제라고 지적했다. 헌법상 재산권과 직업 수행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렵고, 학계에서도 재산권 침해나 위헌 소지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15~20% 수준의 지분 제한을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명구 의원은 “이러한 규제가 가상자산 생태계 위축과 개인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정부 정책 방향을 재점검하고 불필요한 과잉 규제를 걷어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 4일에는 국회 입법조사처에서도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입조처는 대주주가 적법하게 취득한 지분을 사후 입법으로 강제 처분하도록 요구하는 방식은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해 위헌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진정소급입법은 이미 과거 형성된 법률관계를 사후적으로 소급 적용하는 행위다. 헌법에서는 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입조처는 정부·여당이 주장하는 ‘가상자산거래소와 대체거래소(ATS)를 비교 대상’으로 보는 기준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대체거래소는 설립 단계부터 소유 지분 제한을 전제로 출범한 반면 이미 운영 중인 가상자산 거래소에 사후적으로 소유 구조 재편을 요구하는 것은 맥락이 다르다는 것이다.
또 해외 주요국의 거래소 규제를 보더라도 지분율을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입법례는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 홍콩, 싱가포르 등 주요국은 지분율 제한보다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나 지배권 변동 시 승인제 등을 통해 관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규제의 초점을 지분 구조가 아닌 내부통제 강화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발생한 거래소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나 상장 과정의 이해상충, 보안 취약성 문제 등은 소유 구조보다 내부통제 실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대주주 지분 제한이 오히려 장기 투자 여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분을 인위적으로 분산할 경우 단기 실적에 민감한 주주 구조가 형성돼 보안·컴플라이언스 분야 투자 위축과 함께 거래소 이용자 보호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2단계 입법의 핵심은 누가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이용자 자산 보호, 사고 발생 시 책임을 명확히 하는데 맞춰져야 한다”며 “행위규제와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같은 촘촘한 내부통제 설계를 통해 이용자를 보호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insy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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