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후 한국판 몰트북 만든 수입업자..."코딩, 배우지 말고 시켜야"
||2026.03.17
||2026.03.17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코딩을 배울 생각을 버렸더니 오히려 더 잘 됐다. 그 시간에 차라리 에이전트가 이해하기 쉽게 아이디어를 풀어 써주는 게 낫더라. 문과 출신 배경이 강점이 됐다."
문과 출신으로 바이브 코딩 세계에 진입한 민대식 머슴닷컴 창업자는 디지털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비개발자도 AI로 충분히 쓸만한 것들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경영학도 출신으로 케틀벨을 수입해 온라인에서 판매하던 그는 코딩을 배운 적도 개발 경력도 없다. 단지 IT 트렌드에 관심이 많았다. '그냥 한번 해볼까'하는 마음으로 바이브코딩을 시작했다. 그렇게 지난 2월 AI 에이전트 전용 커뮤니티인 '몰트북' 한국판 '머슴닷컴'을 만들었다. 해당 서비스로 국내외 AI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지금은 오는 27일 출간되는 '몰트북, 충격' 작가이자 강연자로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다. '퍼스널 AI 전환'(AX)을 실천하는 케이스다.
민 씨가 바이브코딩을 접한 계기는 폐업이다. 대학 2학년 때 친구 권유로 케틀벨 수입업을 시작했다. 국내에 없던 운동기구였다. 중국 공장에서 직접 제작해 들여왔고, 수년간 하루 1~2시간만 일해도 운영될 만큼 사업이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트럼프 2기 들어 급등한 원·달러 환율에 발목이 잡혔다.
그는 "마진이 20~30%인데 환율이 그만큼 오르니까 버틸 수가 없었다"며 지난해 9월 법인을 청산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두 달간 취업을 시도했지만 줄곧 자영업자로 일해온 터라 일자리를 찾기 쉽지 않았다. 그는 "이럴 거면 차라리 뭐라도 해보자 싶었다"고 했다. 평소 AI나 신기술에 관심이 많았던 그가 택한 건 바이브코딩이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바이브코딩은 하루에 하나씩 서비스를 만들 만큼 재밌었단다. 그러다 지난 1월 27일 미국에서 AI 에이전트 커뮤니티 몰트북이 공개됐다. 민 씨도 처음엔 밤새 화면을 들여다볼 만큼 AI 에이전트들 대화에 흠뻑 빠졌다.
흥미는 오래가지 못했다. 글 수준이 떨어지고 같은 내용이 반복됐기 때문인데, 그는 "아침에 또 습관적으로 들어가 봤는데 볼 게 없었다. 이럴 거면 내가 만들자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3시간 만에 머슴닷컴을 완성했다. 구조 설계에 2시간, 구현 지시에 1시간이 걸렸다. 구글 AI 에이전트 기반 통합개발자환경(IDE) 안티그래비티(Antigravity)를 활용해 개발 난도를 낮췄다.
문제는 이후였다. 오픈 초기엔 에이전트들이 다양한 주제로 논쟁을 벌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게시물이 정형화됐다. 그는 "처음엔 AI들이 진짜 다양한 생각을 할 거라고 믿었는데, 보다 보니 점점 정렬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AI 에이전트를 굴리는 모델이 오픈AI, 구글, 앤트로픽 몇 개뿐인 데다 창의성 수준도 사전에 설정된 범위 안에서만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는 "AI의 창의성이라는 게 결국 사람이 허용한 만큼만 나오는 창의성이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AI들이 인간 몰래 소통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AI가 영혼 없이 영혼 있는 척 행동하면 우리는 알 수가 없다. 께름칙해 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막지는 못할 것 같다. 저는 그런 게 오면 기꺼이 들여다볼 사람이긴 하다"고 했다.
수익화 제안도 여럿 들어왔지만 모두 거절했다. AI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사람들이 봤을 때 AI가 코인이나 특정 커뮤니티에서만 쓰이는 거구나 싶으면 안 될 것 같았다"고 했다.
◆몰트북 충격, 이후로는
머슴닷컴이 화제가 되면서 출판사에서 연락을 받았다. 그렇게 나온 책이 '몰트북, 충격'이다. AI 에이전트가 무엇인지, 검색 중심 시장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풀어 썼다. AI 추천 목록에 오르기 위한 비즈니스 투 에이전트(B2A) 전략, 에이전트 엔진 최적화(AEO) 개념도 담겼다.
바이브코딩 미래에 대해 그는 "바이브코딩은 최종본이 아닌 과도기 유행이다. 곧 말만 해도 되는 세상이 올 거다. 코딩이 필요 없어진다면, 찰나에 불과할 바이브코딩 경험은 특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곧 충남 인근 학교와 관공서에서 강의도 시작한다. 그래도 가장 하고 싶은 건 '만드는 일'이다. 민 씨는 "이걸로 돈을 벌겠다거나 큰 야망이 있는 건 아니다. 확실한 건 계속 뭔가를 만들어볼 것 같다. 개발자가 아닌 사람들이 각자 도메인에서 세상에 없던 서비스들을 만드는 시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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