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대출 조이는데… 거래소, 코인 대여 서비스 확대
||2026.03.17
||2026.03.17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코인 대여 서비스 개편에 나서고 있다. 시장 침체로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레버리지 투자로 고수익의 기회도 되지만 투자자 손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1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1위 거래소인 업비트는 다음달 8일부터 관련 서비스를 개편할 예정이다. 이번 서비스 개편의 핵심은 가상자산까지 담보로 허용한 것이다. 기존 업비트는 코인원과 같이 원화만 담보로 맡겨 가상자산을 빌릴 수 있었지만, 앞으로 가상자산도 담보로 맡길 수 있게 된다.
코인원도 코인빌리기 대여 한도를 확대했다. 구체적으로 서비스 이용 실적과 보유 자산 규모에 따라 대여 한도를 3단계로 구분하고, 최대 1억원까지 적용하기로 했다. 앞서 가상자산별로 최대 3000만원까지만 대여를 할 수 있었다.
코인원 관계자는 “대여 한도 확대는 고객 선택지를 넓히기 위한 조치”라며 “서비스 초기보다 교육 이수, 퀴즈 등 고객의 이용 절차가 한층 강화되면서 투자 위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점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거래소들이 최근 대여 서비스 확대에 공을 들이는 것은 시장 침체 국면에서도 수수료 기반 수익원을 넓히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서비스는 최초 대여 시 부과되는 수수료를 비롯해 빌린 수량에 따라 매일 이용 수수료도 발생한다.
거래소들은 시장 침체로 거래대금이 줄면서 수익원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대금은 12억4707만달러(약 1조86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고점과 비교하면 약 84.8% 감소했다. 사실상 8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코인 대여 서비스는 주식시장의 신용거래와 유사한 구조다. 이용자가 원화나 보유 가상자산을 담보로 맡기고 다른 가상자산을 빌려 투자하는 방식이다.
통상 가격 하락이 예상될 때 코인을 빌려 매도한 뒤 더 낮은 가격에 다시 사서 상환하는 방식으로 차익을 노린다. 문제는 예상과 달리 가격이 오르면 더 높은 가격에 코인을 갚아야 해 손실 규모가 커질 수 있어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
이같은 흐름은 최근 은행권이 가계 대출 관리에 나서며 대출 문턱을 높이는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들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맞춰 대출 조이기에 나선 반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오히려 대여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최재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빌린 뒤 가격이 급등하면 상환해야 할 금액도 함께 커져 투자자가 그 위험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반대매매로 가격 변동성도 커질 수 있으니 거래소는 이용자에게 이런 위험을 충분히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insy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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