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밑도는 케이뱅크… “물량 쏟아진다” 우려, 공포로
||2026.03.17
||2026.03.17
‘오천피’ 시대 첫 코스피 기업공개(IPO)로 기대를 모았던 케이뱅크가 주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동 사태 후 회복세로 접어든 은행주와 상반된 모습이다.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리스크, 높은 가계대출 비중에 따른 성장 우려 등이 악재로 다가온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케이뱅크 주가는 6900원으로 공모가(8300원) 대비 16.9% 하락했다. 5일 증시에 입성한 케이뱅크는 종가 기준으로 상장 당일을 제외하고 한 차례도 공모가를 넘지 못했다. 4일 이후 9% 오른 코스피와 다른 흐름이다. 올해 상장한 덕양에너젠(공모가 대비 상승률 84.6%), 에스팀(90.7%) 등과 비교해서도 상당히 부진하다.
은행업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도 아니다. 은행 11개사 중 유일한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은행주를 담은 KRX 은행 지수는 4일 종가 대비 16일까지 3.3% 상승했다. 공모금액 산정 당시 피어그룹(비교기업)으로 삼은 카카오뱅크의 상승률(6.1%)과는 단순 비교로 23%포인트 차이가 난다.
하락세는 차익실현 매물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12일 주요 재무적투자자(FI)인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주식 753만6442주를 5일 장중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총발행주식의 1.9%에 달하는 규모였다. 같은 날 FI 베인캐피탈도 95만3786주(전체 0.2%)를 매도하며 차익을 챙겼다. 상장하자마자 주요 주주들이 매도물량을 쏟아내며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문제는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높지 않아 잠재적 매도물량이 더 쏟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케이뱅크는 IPO 과정에서 기관투자자로부터 3884만주를 공모했는데 의무보유확약 물량이 1979만주로 절반을 조금 넘겼고 의무보유확약 기간도 모두 6개월 이내로 짧다. 기간별 비중(기관 공모물량)은 15일 13.4%, 1개월 8.5%, 3개월 1.2%, 6개월 27.2% 등의 순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락업(보호예수) 물량이 무조건 나온다고 보긴 어렵지만 잠재적으로 매도가 나올 수 있는 부분은 주가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상장 후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멀티플(PBR) 기준으로는 여전히 1배가 넘는다. 0.65배인 은행주 평균보다 높은데 멀티플 관점에서 싼 것도 아니고 오버행까지 부각하면서 주가가 더 빠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버행 이슈를 해소하려면 성장성을 입증해야 하지만 여력도 크지 않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이자이익 증가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해서다. 작년 2분기 기준 케이뱅크의 원화대출금 중 가계자금대출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90.9%로 주요 시중은행·인터넷은행 7개사(국민·신한·하나·우리·케이·카카오·토스) 전체 평균치 49.3%를 크게 웃돌았다. 이자수익도 8019억원(작년 3분기)으로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었다. 중소기업대출로 승부를 봐야 하지만 생산적 금융에 따른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확대로 대출 취급기관 간 경쟁이 심화돼 수익을 확대할지 불확실하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PO를 통해 확보한 자본 여력을 바탕으로 대출을 확대해 이자이익을 늘리는 것이 정공법이나 가계대출은 총량 규제로, 중소기업대출은 경기·금융 여건과 대출취급 기관 간 경쟁 심화로 대출을 확대하는 전략 난도가 올라간 상황”이라고 했다.
서비스형뱅킹(BaaS) 모델이 성공하는지가 주가에 변수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BaaS 모델이란 금융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금융사가 라이선스가 없는 비금융회사에 은행 서비스나 인프라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뜻한다. 피어그룹으로 삼은 일본의 라쿠텐뱅크는 BaaS 사업을 통해 비이자수익을 확대하며 2023년 4월 상장 이후 주가가 3배 이상 상승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비교대상으로 선정한 라쿠텐뱅크와 같이 비이자이익 비중을 높이며 BaaS 모델의 성공적 구현이 필요해 보인다”며 “업비트와의 제휴를 이어가되 과도한 의존도는지속적으로 축소해 나가야 하고 이커머스를 통한 플랫폼 확장 및 소호대출 확대,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송금 등 추가적인 성장동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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