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중징계에 내부 갈등까지… 뒤숭숭한 빗썸
||2026.03.16
||2026.03.16
금융당국이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위반 혐의로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대해 일부 영업정지 등 중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최근 대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에 노조 설립 움직임까지 겹치며 빗썸을 둘러싼 리스크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1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이날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빗썸에 대한 최종 처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FIU는 지난달 말 빗썸에 특금법 위반을 이유로 6개월 일부 영업정지와 이재원 대표에 대한 문책 경고 등을 담은 제재안을 사전 통보했다.
이번 일부 영업정지는 신규 회원에 한해 적용된다. 기존 고객은 원화 입출금이나 가상자산 거래를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6개월 동안 신규 이용자 유입이 막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앞서 제재받은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보다 강도 높은 조치로 평가된다. 지난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고객확인 의무와 의심거래 보고의무 미이행 등으로 3개월 일부 영업정지와 대표이사 문책경고 등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업계에선 미신고 해외 거래소와 가상자산 이전 거래 외에 빗썸의 추가 위반 사례들이 반영되면서 징계 수위가 높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빗썸이 지난해 미신고 사업자로 분류된 호주 거래소 스텔라와 오더북(호가창)을 공유한 사례가 특금법 위반 소지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과태료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구체적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업비트가 352억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은 전례를 고려하면, 빗썸의 과태료 규모가 이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태료 처분은 일부 영업정지 등 다른 제재와 함께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신규 회원에 대한 영업정지는 기존 이용자의 거래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아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6개월 일부 영업정지가 나온 것을 감안하면 과태료 규모는 두나무보다 높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62조원 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까지 겹치면서 향후 빗썸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 심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FIU가 최종 판단할 부분이지만, 현재 상황까지 감안해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거래소 대주주 지분 20% 제한’ 규제도 빗썸에는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빗썸 최대주주인 빗썸홀딩스는 73.5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규제가 시행될 경우, 50% 넘는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여기에 회사 내부 상황도 녹록지 않다. 최근 빗썸 일부 직원들은 관할지자체인 강남구청으로부터 노조 설립신고증을 교부 받았다. 노조는 상급 단체로 한국노총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을 지정하고, 현재 조합원 가입 신청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노조 설립은 지난해 새 인사 평가 제도인 ‘인앤아웃’을 시작으로 복지포인트 삭감, 임금피크제 도입 등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빗썸은 인앤아웃을 도입해 같은 해 7월 회사 전체 직원의 약 10%인 저성과자 60여명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부당해고다. 노조가 없어 가능한 것 아니냐”는 등 내부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빗썸 관계자는 “FIU 제재는 최종 결정이 아닌 행정 절차상 의견 수렴을 위한 사전 통지 단계로, 향후 제재심 등 공식 절차를 통해 충분히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조 설립 관련 사안에 대해선 “확인 중”이라며 “회사는 직원들의 권리를 존중하고, 관련 법과 절차에 따라 필요한 대응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서영 기자
insyong@chosunbiz.com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