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에도 선전하는 증권주… 변동성 장세가 기회?
||2026.03.14
||2026.03.14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증권주에 대한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롤러코스터장 속에서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증권사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되는 모습이다. 다만 시장 과열 신호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5487.24로 마감해 한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급락했던 4일 종가(5093.54) 대비 7.5% 상승했다. 최근 국내 증시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한 차례 급락했다가 빠르게 반등하는 등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고 있다.
이 기간 증권업종의 상승폭은 훨씬 컸다. 국내 주식 시장에 상장된 주요 증권사들로 구성된 섹터 지수인 KRX증권은 4일 2311.86에서 이날 2650.04로 14.6% 오르며 코스피 상승률보다 2배 가까이 뛰었다.
증권주가 상대적으로 강한 반등을 보이는 배경에는 거래대금 증가가 있다. 최근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변동성 장세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단기 매매가 늘어나 거래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증권사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 합산)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69조6000억원으로 70조원에 육박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36조9000억원) 대비 88.7% 증가한 규모다. 일간 거래대금도 지난 4일 139조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국내 거래대금 평균은 약 18조원 수준”이라며 “국내 증권사들은 그동안 이 정도의 거래대금을 바라보고 영업했는데, 현실이 됐다”고 분석했다.
증권사가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것도 증권주 상승 기대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이들은 정부가 제시한 고배당 기업 요건(▲배당성향 40% 이상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이익배당금 10% 이상 증가)을 충족하기 위해 이전보다 강화된 배당 정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2조 클럽’에 입성한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 한국금융지주는 보통주 1주당 869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연간 총 배당금은 50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 증가했다. 배당성향은 25.1%로 고배당 기업 요건을 충족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보통주 1주당 300원, 우선주 1주당 330원의 현금배당과 함께 주식배당(보통주 1주당 보통주 0.0073주, 우선주 1주당 보통주 0.0081주)도 지급한다. 또 지난해 11월 383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에 이어 1318억원의 추가 자사주 소각도 발표했다.
증권주 상승의 배경에는 구조적 변화도 자리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의 수익 기반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순 브로커리지 중심에서 자산관리(WM), 트레이딩, 투자은행(IB) 등으로 사업 구조가 다변화된 점도 이익 체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증권가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증권사들의 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에 대한 올해 순이익 추정치가 12~21%가량 상향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주요 증권주의 목표주가도 일제히 올렸다. 삼성증권의 목표주가는 기존 대비 23% 상향한 13만5000원, 키움증권은 20% 올린 60만원, NH투자증권은 13% 상향한 3만6000원을 제시했다.
대신증권 역시 삼성증권 목표주가를 기존 9만1000원에서 12만7000원으로 40% 상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에 대해서도 23만원에서 40만원으로 약 70% 높였다.
다만 시장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업종 특성상 거래대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주가 역시 큰 폭의 등락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산한 시가총액 회전율이 500% 수준까지 상승하며 역사적 고점권에 진입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개인 투자 열풍이 불었던 시기와 2000년대 초반 IT버블 발생 시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김현수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종은 거래대금과 시장 변동성에 대한 민감도가 크기 때문에 하락 국면에서는 낙폭이 더 커질 수 있다”며 “특히 위험회피 국면에서는 거래대금이 일시적으로 늘더라도 신규 참여 확대가 아니라 리스크 축소와 포지션을 청산하는 거래 중심으로 바뀌면서 증권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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