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디지털 현금이라더니…대부분 ‘잠자는 돈’
||2026.03.14
||2026.03.14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대규모 자금이 축적돼 있지만 상당 부분이 실제로 사용되지 않은 채 머물러 있어 암호화폐 시장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은 현재 약 3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하며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사실상 '현금 계층'(cash layer) 역할을 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에서 법정화폐 대신 사용되는 핵심 결제 수단이자 유동성 공급원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러나 상당한 자금이 장기간 움직이지 않는 상태로 묶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디파이라마(DeFiLlama)와 글래스노드(Glassnode)의 데이터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공급량 중 상당 부분이 거래소 지갑이나 개인 지갑, 기업 재무 계정 등에 보관된 채 수개월 동안 거의 이동하지 않는 ‘비활성 상태’로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거래나 투자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기보다는 단순 보관 수단으로 사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현상은 시장 유동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거래 쌍을 형성하는 핵심 자산이자 유동성의 기반 역할을 한다. 하지만 대규모 자금이 장기간 묶여 있으면 실제 거래에 활용되는 유동성이 줄어들어 시장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일부 시장에서는 이미 거래 스프레드 확대나 체결 지연, 예상보다 빠른 유동성 감소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시장이 급격히 흔들리는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이러한 ‘정체된 자본’이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이론적으로는 즉각적인 유동성 공급원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자금이 장기 보유 상태로 남아 있어 필요한 시점에 충분한 자금이 시장에 유입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진 것도 이러한 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일부 중앙화 금융 서비스의 붕괴 이후 투자자들이 수익 추구형 전략보다 자산 보존 전략을 선택하면서 자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기보다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보유하는 경향이 늘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대출, 유동성 공급, 디파이 투자 등 다양한 시장 활동이 줄어들며 자본 활용도가 낮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보관 수단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금융 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스테이블코인은 스마트 계약을 통해 자동화된 금융 거래를 수행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블 머니'(programmable money)라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규모 자금이 비활성 상태로 장기간 머물 경우 암호화폐 생태계 전반의 유동성과 성장 잠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단순한 가치 저장 수단을 넘어 실제 결제, 대출, 투자 등 다양한 경제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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