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핑크 타이드’ 물결치던 중남미, 연일 우클릭하는 이유는
||2026.03.13
||2026.03.13
칠레에서 강경 우파 정치인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중남미 전역에서 확산되는 ‘블루 타이드(보수파 집권)’ 흐름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념적으로 맞닿은 대표자들이 대거 선출되면서 ‘역내 우클릭‘이 미칠 영향력에 관심이 쏠린다.
11일(현지 시각) 일명 ‘칠레의 트럼프’로 불리는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대통령이 제 41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앞서 지난 12월 그는 칠레 공산당 소속 히아네트 하라 후보를 제치고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으며, 이로써 칠레는 직전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 취임으로 중남미 ‘핑크 타이드(좌파 정부 집권 흐름)’에 합류했던 것과는 정반대 결과를 받아들게 됐다.
카스트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국가 회복이라는 사명을 이끌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4년 임기의 출발을 알렸다. 그는 “치안 없는 민주주의는 허구이며 치안 없는 자유는 소수의 특권”이라고 강조하며 질서 회복 의지를 표명하는가 하면, “규제와 관료주의라는 족쇄를 끊어 칠레가 라틴아메리카의 성장 엔진이 되게 하겠다”며 경제 재건의 뜻을 강조하기도 했다.
변호사 출신인 카스트 대통령은 살바도르 아옌데 사회주의 정권을 쿠데타로 무너뜨린 칠레의 군부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대통령 이후 가장 강한 우파 성향 지도자로 평가된다. 독일계 부친은 나치 육군 중위였으며, 형은 피노체트 정권에서 노동부 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이력이 있다. 칠레에서 성장한 카스트 대통령은 교황청립 가톨릭 대학교에 진학, 법학을 공부하면서 피노체트 정권의 8년 연장 안건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스트 대통령의 집권은 최근 중남미에서 이어진 보수 진영 약진 흐름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일대에서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나스리 아스푸라 온두라스 대통령,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 등 보수 성향 대통령들이 대거 집권하며 지역 정치 지형이 급변하는 양상을 보인 바 있다.
칠레 발파라이소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 또한 중남미 보수 정치인들이 집대성한 네트워크의 장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자리에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 호레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 등과 더불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아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의 딸 케이코 후지모리 등 유력 정치인들까지 집결해 세를 과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우파 정권 확산의 배경으로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치안 문제에 대한 불안을 꼽는다. 범죄와 마약 카르텔 불법 이민 등을 둘러싼 문제가 심화하면서 강경한 법 집행을 강조하는 보수 성향 정치인들이 유권자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중남미 전역에서는 조직 범죄가 급증했으며, 특히 칠레, 코스타리카, 에콰도르 등 비교적 범죄율이 낮았던 국가들에서도 폭력 사태가 발발하는 등 치안을 둘러싼 우려가 확대된 바 있다. 예컨대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칠레 국민 중 ‘밤길을 걸을 때 안전하다’고 답한 이는 전체 응답자 중 40%에 미치지 못했는데, 이는 미국(70%) 대비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
미 외교협회의 윌 프리먼 중남미 연구원은 “조직 범죄는 엄청난 변혁적 힘을 가진다”며 “라틴 아메리카에서 더 많은 이들이 범죄 집단에 대해 국가가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한다면 민주적 자유와 권리 일부를 포기할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 시점 좌파 정권이 집권 중인 브라질과 콜롬비아 또한 올해 선거를 앞둔 만큼, 이 국가들도 우클릭 반열에 들어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4선을 노리고 있는 한편, 보수 진영에서는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콜롬비아에서는 인권 운동가 출신의 좌파 이반 세페다 상원의원과 친트럼프 성향의 강성우파 아벨라르도 데라 에스프리에야 변호사가 맞붙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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