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글쓰기 평준화하자…오타가 ‘권력의 말투’ 됐다
||2026.03.13
||2026.03.13
[디지털투데이 AI리포터] 인공지능(AI)이 글쓰기를 평준화하면서 오타가 새로운 지위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부유층과 권력층이 때로는 완벽한 문장을 일부러 포기하고, 오타나 잘못된 대소문자 사용을 통해 자신을 강하고 엘리트적인 존재로 드러낸다고 짚었다.
대표적 사례로는 잭 도시가 블록(Block) 구조조정을 알리며 전체를 소문자로 작성한 메모가 거론됐다. 다비드 엘리슨(David Ellison)과 다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가 주고받은 문자에서 서로의 이름을 'Daivd'라고 잘못 표기한 일도 비슷한 맥락으로 소개됐다.
가장 극단적인 사례로는 '엡스타인 파일'이 언급됐다. 제프리 엡스타인(Jeffrey Epstein)의 이메일은 부패한 권력층의 글쓰기 태도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제시됐다. 물론 엡스타인은 극단적으로 문제적인 인물이지만, 그의 이메일과 이에 답한 고위 인사들의 메시지를 보면 권력과 부를 가진 이들 사이에서 문법적 오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을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고경영자(CEO)처럼 이메일을 보내는 방식도 있다. 답장을 즉시 보내고, 몇 단어만 적거나 제목만 쓰고 본문은 비워두는 식이다. 다만 발신자가 상사가 아니라면, 이런 이메일은 무례하게 비칠 수 있다.
AI의 등장으로 이제 누구나 완벽한 문장을 쓸 수 있게 됐다. 챗GPT로 이메일을 작성하고, 그래머리로 문장을 다듬는 일도 흔해졌다. 더 많은 사람이 잘 쓴 이메일을 보낼 수 있게 된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그러나 AI가 매끈한 문장을 대량 생산하는 시대가 되면서, 차별화의 수단으로 오히려 오타가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오타와 어설픈 문법, 과도한 대문자 사용은 AI가 아닌 인간이 직접 쓴 글이라는 신호로 읽힌다. AI가 문장을 대량 생산할수록 인간적인 실수는 더 희소한 가치가 된다. 오타 없는 이메일은 오히려 공산품처럼 느껴질 수 있고, AI로 지나치게 정제된 이메일은 상대에게 성의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반면 손으로 직접 급히 쓴 듯한, 약간의 실수가 섞인 이메일은 오히려 더 특별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정말 중요한 이메일을 보내고 싶다면, 일부러 오타 몇 개를 남겨두는 시대가 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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