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양회 폐막… 성장 눈높이 낮추고 내수·AI 초점
||2026.03.12
||2026.03.12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막을 내렸다. 중국은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3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제시하고, 내수 회복과 인공지능(AI) 중심 산업 전환을 차기 5년의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미국과 기술 경쟁이 격화하고 통상 갈등, 중동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드리운 가운데, 빠른 성장을 추구하기보다는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기술 자립을 통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12일 오후 3시(현지시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이 열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창 국무원 총리 등 중국 지도부가 참석한 폐막식에선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 초안과 정부 업무보고 초안 등 11개 안건이 압도적 찬성 표를 받아 의결됐다.
이날 확정된 차기 5개년 계획 초안의 핵심은 ‘내수 진작’과 ‘기술 자립’이다. 당국은 중국 경제의 주요한 구조적인 문제로 내수 부진을 꼽으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소득 확대, 고용 창출 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소비 보조금 지원을 보다 장기적인 정책으로 제도화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를 위해 중국은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4%까지로 확대한다.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었던 2020년에도 재정적자를 GDP의 3%대로 유지해 왔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이 관행을 깨고 역대 최고 수준인 4%를 유지했다. 이와 함께 수백조원 규모의 초장기 특별국채와 지방정부 특수채권을 발행해 각종 프로젝트에 투입한다. 소비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임금제도와 사회보장 제도를 개선하고 소득 증대 정책을 시행한다.
중국은 미국 등 서방의 견제 속 과학기술 자립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원천기술 연구와 핵심 부품·기술 수급을 강화하고 국가 차원의 과학기술 프로젝트를 늘릴 예정이다. 집중 육성할 전략 산업으로는 ▲반도체(집적회로) ▲항공·우주 ▲바이오·의약 ▲저고도경제(드론 등) ▲양자기술 ▲6세대 이동통신(6G)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미래에너지 등을 꼽았다.
당국은 특히 ‘인공지능(AI) 전환’을 강조했다. AI 기술을 중심으로 산업 구조를 재편해 생산성 혁신을 이루자는 것이다. 당국은 이를 ‘지능형 경제’로 일컬으며 AI를 산업, 경제, 행정 등 모든 분야에 활용하는 ‘AI 플러스(+)’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지능형 경제라는 표현이 전인대에서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통과된 15차 5개년 계획에는 AI 관련 표현이 50차례 이상 언급되기도 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4.5∼5%로 제시한 정부 업무보고도 폐막식에서 의결됐다. 중국은 최근 3년 간 경제 성장률 목표를 ‘약 5.0%’ 수준을 유지해 왔으나 올해 이를 소폭 하향했다. 1991년 이후 35년 만에 최저다. 내수 부진과 부동산 위기,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청년 실업 등 국내 요인에 미국의 관세 압박과 이란 전쟁 등 대외 불안까지 덮쳐, 경제 성장 방어선을 한발 후퇴하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밖에 이날 폐막식에선 민족단결진보촉진법, 생태환경법, 국가발전계획법, 전인대 상무위원회와 최고인민법원·최고인민검찰원 업무보고 등도 의결됐다. 이 가운데 미족단결진보촉진법은 소수민족 자치지역에서도 표준어(만다린·普通话)의 지위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소수민족 문화를 한족 문화에 동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자오러지(赵乐际)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15차 5개년 계획 기간은 사회주의 현대화의 기초를 튼튼히 다지고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며, 제15차 5개년 계획의 성공적인 이행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며 “15차 5개년 계획의 성공적인 출발을 위해 노력하고 비전을 현실로 이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은 없었다. 시 주석은 공산당 당대회가 있는 해를 제외하고는 전인대 폐막 연설을 생략해 왔다. 그간 열렸던 총리 기자회견도 2024년부터 폐지돼 리창 총리 역시 별도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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