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요금 줄인상… 아파트 충전기 시장도 잡음
||2026.03.12
||2026.03.12
전기차 충전 요금이 빠르게 오르며 킬로와트시(kWh)당 300원 시대가 열렸다. 충전 요금 상승으로 전기차 소유주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아파트 지하주차장 완속 충전기 설치를 둘러싼 사업 구조와 영업 관행까지 도마에 오르면서 전기차 충전 산업의 수익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전기차 충전 사업자들은 잇따라 요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 충전 인프라 구축 비용과 운영비 부담이 커지는 반면 이용률은 아직 충분히 높지 않아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충전 사업자의 적자 구조와 아파트 충전기 영업 경쟁이 맞물리며 충전 요금 인상 흐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소식을 종합하면 GS차지비는 지난 6일부터 완속 충전 요금을 kWh당 319원으로 인상했다. 회사의 완속 충전 요금은 2024년 227원에서 269원으로 오른 뒤 2025년 295원, 올해 319원으로 상승했다. 지난해에 이어 약 8% 인상된 것으로, 3년 연속 요금이 오른 셈이다.
GS차지비의 완속 충전 요금(kWh당 319원)을 기준으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스탠다드 모델(배터리 용량 63kWh)을 단순 계산하면 완속 충전 비용은 약 2만97원 수준이다. 2024년 요금 기준 충전 비용이 약 1만4301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년 사이 약 6000원가량 부담이 늘어난 셈이다.
다른 충전 사업자들도 잇따라 요금을 올리고 있다. 플러그링크는 지난 2월 22일부터 완속 충전 요금을 295원에서 324.4원으로 인상했고, 나이스차저도 아파트 완속 충전 요금을 324원 수준으로 올렸다. 워터 역시 이달 7일부터 완속 충전 요금을 250원에서 295원으로, 급속 충전 요금은 320원에서 347원으로 인상했다.
통신·플랫폼 기업이 참여한 충전 사업도 예외는 아니다. LG유플러스볼트업은 3월 3일부터 완속 충전 요금을 기존 295원에서 318원으로 인상했다. 2025년에도 완속 요금을 25원 올린 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23원을 인상한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이 2025년 말 충전 사업자 20곳의 요금을 조사한 결과 회원 평균 완속 충전 요금은 kWh당 293.3원으로 집계됐다. 로밍 요금은 397.9원, 비회원 요금은 446원으로 더 높은 수준이었다.
충전 요금 상승과 함께 아파트 완속 충전기 사업 구조도 논란이 되고 있다. 아파트 단지 완속 충전기 운영 방식은 아파트가 충전기를 직접 운영하고 전기요금을 관리비로 정산하는 ‘자체 운영형’과 충전 사업자가 정부 보조금을 받아 설치와 운영을 맡는 ‘위탁형’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위탁형 시장에서 보조금과 영업 수수료 구조를 둘러싼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위탁형 시장에서는 보조금과 영업 수수료 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환경부는 충전기 설치 업체에 공사비의 절반 수준인 최대 220만원까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도 충전기 1기당 최대 60만원의 추가 지원을 하고 있다. 2025년 보조금 지침에서는 7kW 이상 스마트제어 완속 충전기 지원 상한이 180만원에서 220만원으로 상향됐다.
문제는 일부 사업자가 보조금과 영업 경쟁을 기반으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충전 사업자는 아파트 영업을 담당하는 대리점이나 프리랜서에게 충전기 1대당 100만원 안팎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사무소 관계자에게 현금이나 상품권, 여행 등의 형태로 혜택이 제공됐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파트 충전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영업 경쟁이 과열되는 분위기 속에서 보조금과 대리점 수수료 구조가 결합될 경우 시장 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일부 충전 사업자들이 장기 계약을 맺은 아파트 단지에서 충전 요금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성능에 문제가 없거나 설치 후 3년이 채 지나지 않은 충전기를 교체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아파트에서는 충전 요금이 크게 오른 사례도 나타났다. 실제로 kWh당 160원대 수준이던 완속 충전 요금이 320원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오른 단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충전 요금 인상 배경에 사업자의 수익성 악화도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충전 인프라 구축과 유지 비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아직 충전 이용률이 충분히 높지 않아 적자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LG유플러스볼트업은 2024년 매출 96억1500만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137억5100만원에 달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충전 사업은 초기 투자비와 운영비 부담이 큰 반면 수익성은 아직 안정되지 않은 단계”라며 “보조금 중심의 시장 구조와 과열된 영업 경쟁이 이어질 경우 결국 비용 부담이 충전 요금 인상 형태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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