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에도 선방한 코스닥, 실적 기대 높지만…
||2026.03.12
||2026.03.12
코스닥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주요 코스닥 기업의 경우,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전년 대비 60%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으면 안된다는 경계령도 만만치 않다.
코스닥은 주가가 이미 고평가 상태인 경우가 적지 않고, 이익 추정치 상향조차 일부 기업에 국한돼 투자 신뢰도가 높다고 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전날 1136.83으로 장을 마치며 이달 들어 4.7% 하락했다. 지난달 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하면서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섰으나 코스피(-10.2%), 일본의 닛케이225(-6.6%) 등 일부 국가 주요 지수보다 선방했다는 평가다. 심지어 중동 사태 피해가 적은 유럽의 유로스톡스50(-4.9%)보다 하락률이 낮았다.
여기에는 외국인·기관의 뒷배가 작용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닥에서 1조2000억원, 기관은 1조8000억원 각각 순매수하며 하방 압력을 줄였다. 같은 기간 개인의 순매수에 기댄 코스피와 대조적이었다. 외국인·기관이 유가증권시장에서 팔아치운 규모는 13조원이 넘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닥 순매수에 적극 나선 것은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정부 의지에 대한 기대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말 ‘코스닥 시장 신뢰+혁신 제고 방안’을 발표하며 부실기업 퇴출 및 투자자 참여 촉진 방안을 세웠고 150조원 규모로 조성하는 ‘국민성장펀드’에 벤처혁신기업으로의 자금 투입, 연기금의 코스닥 기업 투자 비중 확대 등을 약속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대부분이 수출주 중심이고 그동안 많이 오른 게 가장 큰 요인이지만 하락할 때 수급을 받쳐주는 게 중요한데 코스닥의 경우 정부의 정책에 대한 기대, 코스닥 액티브 ETF 출시 등으로 외국인·기관 자금이 몰린 게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시장 부양책 효과에 실적기대감이 주가 끌어올려
그간 약점으로 지목된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는 기대도 투자심리 개선에 한몫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150 종목 중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92곳의 올해 추정 영업이익은 7조688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잠정·추정 영업이익(4조6897억원) 대비 64% 큰 규모다. 적자 비중도 동일 기업 기준으로 16.3%에서 8.7%로 줄어들 전망이다.
반도체 장비 관련 기업들의 실적 개선 폭이 컸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000억원을 초과하는 코스닥 상장사 중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50%를 웃도는 곳은 8개사인데 이 중 반도체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이 6개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익 전망치 증가율(전년 대비)을 보면 ESS 및 반도체 장비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서진시스템(이익 전망치 1685억원)이 3818.7%의 증가율로 가장 높았다. 반도체·모바일 기기에 필수적인 인쇄회로기판(PCB)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심텍(1382억원)이 996.8%로 뒤를 이었다.
반도체 전(前)공정 장비를 개발·생산하는 원익IPS(1621억원)가 119.7%였고 하나마이크론(2316억원)는 74%. 원익QnC(1035억원)는 73.7%, 에스에프에이(1462억원)는 63% 수준이었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1000억원에 약간 못 미쳤으나 반도체 장비 업체인 테크윙(479.4%), 주성엔지니어링(173.5%), 티에스이(74.0%), 테스(51.9%) 등도 높은 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반도체와 무관한 기업으로는 면역항암제 개발사 알테오젠(3542억원)이 204.2%, 미디어·엔테테이먼트 기업 CJ ENM(2036억원)이 53.2%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코스닥이 정책 기대감, 영업이익 확대 등의 호재로 지속 상승할진 의문이다. 우선 증권사 커버리지(리포트 발간) 범위가 일부 기업에 국한돼 투자 신뢰도가 높지 않다. 이 경우 외국인·기관의 대규모 자금이 장기적으로 들어오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한국IR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발간된 증권사 리포트 2만7747건 중 코스닥 비중은 23.2%에 그쳤다.
영업이익 확대 기대도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상태에선 투자 매력도로 다가오기 힘들 점도 한계다. 10일 기준 코스닥 PER은 118.16배로 코스피(23.07배)보다 5배 이상 높았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코스피는 12개월 선행 PER이 장기 20년 평균을 하회하고 있는 반면 코스닥은 오히려 선행 PER이 20년 최상단 수준이다. 버는 것에 비해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 이익 확대만으론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코스닥은 ‘정보 비대칭성’이 심각해 외국인·기관들의 유입이 저조했는데 정부 정책에 따라 증권사들이 커버하는 코스닥 기업들이 늘어나면 투자 신뢰도를 높여 외국인·기관 유입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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