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불참하면 HBM 역전 용사도 ‘해고 1순위’? [줌인IT]
||2026.03.11
||2026.03.11
9일부터 시작된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찬반투표가 정당한 권익 주장을 넘어 동료를 향한 ‘공포 정치’로 변질되고 있다. 연구실에서 사투를 벌이며 ‘HBM 역전극’을 쓴 주역도 파업에 불참할 경우 노조가 낙인찍는 ‘해고 1순위’ 대상이 될 수 있어서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5일 유튜브 라이브에서 파업 불참자를 명단 관리해 전환배치나 해고 상황에서 우선순위에 두겠다고 공언했다.
노사 협의가 필요한 인력 조정 시 이들을 보호 대상에서 배제하겠다는 사실상의 ‘보복 예고’다. 동료를 배신자로 낙인찍어 비협조 신고 포상까지 내건 행태는 정당한 쟁의의 선을 한참 넘어 삼성이 지켜온 ‘인재 제일’의 가치를 뿌리째 흔드는 처사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현재 노조 지도부의 대표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노조 간부들이 DS부문 소속이라지만, 정작 그동안 기술 초격차를 책임져온 1c D램이나 HBM 개발 및 수율 개선의 핵심 인력은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 현장의 냉정한 전언이다.
핵심 인력과는 거리가 먼 노조 간부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회사의 처우 방향성을 뒤흔든다는 지적이다. 개발자들이 밤잠 줄여가며 일궈낸 HBM 성과가 노조의 세 과시를 위한 ‘볼모’ 신세로 전락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측은 교섭에서 임금 6.2% 인상과 자사주 20주 지급, 5000억원 규모의 저리 대출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전향적인 보상안을 제시했다. 특히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시 OPI 100% 지급이라는 파격적인 ‘특별포상안’까지 제시하며 노사 상생을 위한 최대한의 성의를 보였다.
하지만 노조는 ‘OPI 상한 폐지’라는 일방적 요구에 매몰돼 사측의 제안을 일축하고 총파업 절차를 택했다. 미래 투자 재원을 당장의 현금 보상으로 전환하라는 요구가 재도약의 기로에 선 삼성전자를 다시 위기로 밀어넣고 있다.
이들이 파업을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회사는 10조원 손해를 보지만 직원의 손해는 4000억원 수준”이라며 조합원에게 보낸 메일 내용과 같은 셈법이 자리한다. 거대한 경영 손실을 인질 삼아 개인의 주머니를 채우겠다는 이기적인 발상이다.
글로벌 AI 전쟁의 승부처에서 터져 나온 노조의 발목 잡기는 ‘초격차 삼성’의 근간을 흔드는 치명적 리스크다. 동료를 적으로 돌리고 회사의 경쟁력을 보상의 제물로 삼으려는 쟁의 행위는 그 어떤 정당한 명분도 얻기 힘들다.
경영진의 실책엔 엄격했던 노조는 정작 스스로 자행하겠다는 생산 차질 책임에는 한없이 관대한 입장이다. 하지만 파업이 반도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면 비난의 화살은 결국 노조 지도부를 향할 것이다. 초격차 삼성의 근간을 흔드는 ‘실적 악화의 주범’이라는 낙인은 어떤 투쟁의 명분으로도 씻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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