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총 임박…삼성·SK ‘거버넌스 쇄신’ LG는 ‘경영권 사투’
||2026.03.11
||2026.03.11
3월 말 ‘슈퍼 주총’ 시즌 개막을 앞두고 삼성·SK·LG 등 주요 그룹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9월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앞두고 열리는 이번 주총이 사실상 거버넌스 개편의 마지막 기회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이번 주총은 경영 성과 공유를 넘어 상법 개정에 따른 ‘거버넌스 쇄신’과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위협’에 맞서는 사투의 장이 될 전망이다.
영국계 팰리서캐피탈과 미국 서드포인트 등 글로벌 행동주의 세력은 국내 대기업을 정조준했다. 이들은 단순한 배당 확대를 넘어 이사회 개편과 경영진 교체까지 요구하며 기업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팰리서캐피탈은 31일 주총이 예정된 LG화학을 상대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율을 80%에서 70% 미만으로 낮추고 확보한 재원을 자사주 매입에 쓰라고 요구했다. 또한 주주가 구속력 없는 안건을 제안하는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을 위한 정관 개정 가처분 신청까지 낸 상태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LG화학에 독립이사만으로 구성된 ‘순자산가치(NAV) 할인율 축소 위원회’ 설치를 주장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활용한 자사주 매입·소각 등 자본 배치는 그룹 차원의 결정사항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며 “주주가 선출한 독립이사들이 중심을 잡아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밸류업 압박과 주주 권익 강화라는 시대적 요구 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번 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다. 전자 주총 도입과 정관 재정비 등을 통해 거버넌스 투명성을 높이려는 쇄신의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18일 주총에서 감사위원 2인을 다른 이사와 분리 선출해 독립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이재용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사법 리스크와 개미 주주들의 여론을 고려해 이번 안건에서 제외하며 경영 안정화를 위한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SK하이닉스 역시 25일 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도입과 함께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장을 사내이사로 영입해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 주주 요구를 정관에 반영하고 독립 이사 명칭을 변경하는 등 경영권 방어와 주주 소통 사이에서 균형 잡힌 쇄신안을 내놨다.
SK하이닉스의 지주사인 SK스퀘어는 월가의 대표적 행동주의 펀드인 서드포인트로부터 자사주 매입 압박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SK스퀘어는 서드포인트와 적극 소통하며 요구에 대응할 방안을 찾는 중이다.
LG전자는 적자 전환에 따른 책임 경영 차원에서 이사 보수 한도를 기존 80억원에서 70억원으로 삭감하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실적 부진 속에서도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책을 병행하며 행동주의 세력의 비판 명분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주환원 경쟁도 역대급이다. 삼성전자는 1조3000억원 규모의 특별배당을 실시하고, SK하이닉스는 12조원대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상법 개정안 통과에 발맞춰 주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사활을 건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자동차 대여사업’을 목적 사업에 추가해 렌터카 시장 직접 진출을 꾀하며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선다.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도 임기 만료 이사 선임을 두고 영풍·MBK 연합과 집중투표제를 통한 단 한 표의 양보 없는 표 대결을 벌인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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