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 中 독무대 된 MWC 2026, ‘ICT 강국’ 韓은 안 보였다
||2026.03.10
||2026.03.10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는 지난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과 로봇 폰을 공개했다. 로봇 폰에는 인공지능(AI)가 접목됐는데, 기자가 입은 옷에 대한 의견을 묻자 카메라가 360도 회전하며 답변을 술술 내놨다.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폴더블폰에 집중한 사이 소비자가 원하는 또 하나의 혁신적인 제품이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 샤오미는 MWC 2026에서 자사의 첫 하이퍼카를 공개했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개인 기기·모빌리티·AI 기반 가전을 연결해 하나의 통합된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MWC 2026에 참여한 국내외 통신사, 반도체, 단말기, 네트워크, 장비, 우주산업 업체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들의 공통 관심사는 ‘AI 시대 연결성 강화를 위한 인프라 확보는 물론 기업이 어떻게 투자와 운영 부담을 감당하면서도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으로 수익을 만들어 생존할 것인가’로 상통했다. 아너,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은 속도 경쟁보다는 얼마나 밀도 높은 지능을 구현하느냐가 국가와 기업의 패권을 결정할 것이라는 위기감에 대한 해법을 앞다퉈 보여줬다. 이들 전시관에는 사람들이 몰리며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중국 업체들이 AI 시대의 경쟁 단위가 단순한 기술 그 자체에서 ‘제품 통합·상용 레퍼런스·생태계 확장’으로 진화한 것을 일깨워준 동안 국내 단말기, 통신사들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할 정도의 혁신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SK텔레콤은 인프라·모델·서비스 전 영역을 아우르겠다는 ‘풀스택 AI’ 개념을 내세웠지만, 이는 그동안 해온 AI 사업을 묶은 수준이다. KT도 새로운 것은 없었다. LG유플러스가 선보인 AI 에이전트 익시오의 미래 버전인 ‘익시오 프로’를 결합한 휴머노이드 로봇 정도가 새로웠다. 하지만 해당 로봇은 국내 제조사 에이로봇이 만든 것이다. 그렇다고 타 국가 대비 6G(6세대 이동통신)를 선도적으로 치고 나가는 메시지를 보여준 것도 아니었다. MWC 2026의 최대 화두인 우주산업, 비지상망 관련 이야기도 거의 없었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자부해온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 맞나’라는 회의감이 들었다.
물론 중국 기업 입장에서 MWC 2026은 의미가 남다르다. 미국 정부의 제재 속에서 내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글로벌 확장 무대로 MWC를 활용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MWC를 혁신 공개의 장으로 활용한다. 하지만 그렇다고만 보기에는 이들의 활약은 분명 국내 기업들에게 위협으로 다가왔다. 올해 MWC에 참가한 중국 업체는 전년보다 62곳 늘어난 350곳이지만, 한국 업체는 전년보다 4곳 소폭 줄어든 182곳이었다.
글로벌 기술 전시회는 지난 1년 간 기업이 어떻게 진보해왔는지를 뽐내는 자리다. 반도체 호황으로 국내 하드웨어 산업이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통신 3사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국내 통신사들은 단순히 ‘AI를 열심히하고 있다’ 정도일 뿐, 그 이상의 혁신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MWC라는 글로벌 무대를 중국 업체가 차지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한국 기업과 국가 경쟁력 약화가 자명하다. 내년 MWC에는 우리 기업들이 올해보다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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