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포커스] 국민소득 12년째 3만달러대…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2026.03.10
||2026.03.10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2014년 처음 3만달러를 돌파한 이후 12년째 4만달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원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소득 증가 속도가 더뎌진 영향이다.
같은 기간 산업구조가 비슷한 대만은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를 돌파하며 23년 만에 한국을 앞질렀다. 장기 저성장으로 2년간 우리나라에 뒤처졌던 일본도 지난해 다시 한국을 추월했다.
◇ 지난해 1인당 GNI 3만6855달러, 0.3% 증가 그쳐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년 전보다 0.3% 증가한 3만6855달러로 집계됐다. 국민총소득(GNI)은 국내총생산(GDP)에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더하고 해외로 지급한 소득을 뺀 개념으로, 한 나라 국민의 실제 소득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우리나라 1인당 GNI는 2014년 3만935달러로 처음 3만달러를 넘어선 뒤 꾸준히 증가해 2021년 3만7898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감소하며 2022년 3만5229달러로 낮아졌고, 2023년(3만6195달러)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3만6000달러대에 머물렀다.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의 소득 증가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유엔 회원국 가운데 산유국을 제외하고 인구 1000만명 이상 국가 중 1인당 국민소득이 4만달러를 넘는 나라는 미국·네덜란드·호주·스웨덴·벨기에·독일·캐나다·영국·프랑스·이탈리아·일본 등이다. 이 국가들은 3만달러에서 4만달러로 올라서는 데 평균 4.9년이 걸렸다.
반면 한국은 2014년 이후 12년째 3만달러대에 묶인 채 4만달러대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대만은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4만585달러로 집계되며 7년 만에 4만달러를 돌파했다.
또 한국 경제는 일본보다 성장이 둔화된 상태다. 지난해 일본의 1인당 GNI는 3만8000달러 초반으로 집계돼 한국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경제는 최근 성장률 둔화 흐름을 보였지만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1.1%를 기록하며 한국(1%)을 소폭 웃돌았다.
◇ 원화 약세에 발목… “규제 완화·산업 구조조정도 필요"
한국은행은 최근 국민소득 증가세가 둔화된 주요 요인으로 원화 약세를 꼽았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평균 1422원으로 집계되며 1년 전보다 4.3%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원화 소득이 늘더라도 달러로 환산하면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는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은 1.3%, 대만은 2.9% 각각 환율이 하락하며 통화 가치가 상승했다.
김화용 한국은행 국민소득부장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보다 달러 수급 요인이 크게 작용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면서 “이 영향으로 달러 기준 1인당 GNI 증가 폭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환율 영향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4만달러 돌파 시점은 내년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부장은 “2014년 3만달러 돌파 이후 우리나라의 1인당 명목 GNI 성장률은 평균 4.4% 수준”이라며 “환율 영향이 없고 명목 성장률이 유지된다면 내년에는 4만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소득 증가 속도를 높이기 위해 구조적인 성장 동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문홍철 D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반도체를 제외하면 여러 산업에서 중국 등 경쟁국과 비교해 산업 경쟁력이 약화된 측면이 있다”며 “근본적인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과도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그동안 국내 자산이 부동산에 집중되면서 생산성이 약화된 측면이 있다”며 “부동산 중심의 대출 구조를 점진적으로 줄이고 기업 투자와 생산적인 부문으로 자금이 흐르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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