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지 웰트 대표 “알약·AI 결합 치료 통해 불면증 패러다임 전환”
||2026.03.10
||2026.03.10
디지털 치료제(DTx)가 의료 현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가운데 불면증 치료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존 수면제 등 약물에 의존하던 불면증 치료가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웰트(WELT)의 디지털 치료제 ‘슬립큐’를 만나 패러다임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웰트와 한독은 10일 서울 역삼동 한독 본사에서 ‘불면증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디지털 치료의 시대를 열다’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디지털 치료제가 가져올 수면 치료의 변화와 향후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강성지 웰트 대표를 비롯해 이유진 웰트 이사(최고의학책임자), 김경한 한독 디지털헬스케어사업실장 등이 참여했다.
불면증은 전 세계 성인의 약 10~20%가 겪는 대표적인 만성 질환으로, 장기화될 경우 우울증과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약물 의존성을 낮추고 근본적인 수면 습관을 교정하는 치료 방식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유진 이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불면증 치료는 오랫동안 약물 중심으로 이뤄져 왔지만 약물 의존성, 장기 복용 문제, 재발 가능성 등 여러 한계가 존재했다”며 “디지털 치료제는 환자의 행동과 생활 습관을 근본적으로 교정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장기적인 수면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슬립큐는 임상적으로 검증된 인지행동치료(CBT-I)를 디지털로 구현한 의료기기로, 약물 치료와 병행하거나 대체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한독이 운영하는 콜센터가 환자를 주기별로 관리하며 효과적인 치료를 돕는다”고 강조했다.
슬립큐는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수면 습관을 교정하는 6주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처방 기반 디지털 치료제다. 환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수면 일기와 생활 데이터를 기록하고, 이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행동 교정 프로그램을 제공받는다. 또한 통합심사 1호 혁신의료기기로 2023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
프로그램에는 수면 제한 요법, 자극 조절 요법, 인지 재구성, 이완 요법, 수면 위생 교육 등이 포함돼 있으며, 이는 국제적으로 불면증 치료의 표준으로 인정받는 CBT-I 치료 방법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현재 슬립큐는 종합병원 20여 곳과 클리닉 60여 곳에 리스팅을 완료했으며, 한독의 전문의약품 영업조직과 협업을 통해 처방처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을 바탕으로 웰트는 2027년 코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2025년 7월 NH투자증권과 상장 주관사 계약을 체결했으며, 주관사와 함께 상장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슬립큐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계획도 공유됐다. 강성지 대표는 “2024년 2월 독일 디지털 헬스협회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같은 해 7월에는 독일 뮌헨에 현지 지사를 설립하며 글로벌 확장을 위한 기반을 갖췄다”며 “2025년에는 유럽 의료기기 규제 요건을 충족하는 CE인증을 획득했으며, KSR인증원으로부터 국제표준 정보보호 관리체계인 ISO27001을 취득했다. 이후 12월 19일에는 독일에서 진행 중인 성인 불면증 환자 대상 임상시험의 첫 환자 등록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이번 임상은 유럽 최대 규모의 대학병원인 샤리테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웰트는 확보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7년에 슬립큐의 독일 디지털 치료기기 처방 급여 제도(DiGA)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2월에는 중동 최대 의료기기 전시회인 2026 두바이 월드헬스 엑스포에 참가해 현지 진출 및 인허가 절차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으며 현지 유통사와 중동 시장 확대를 위한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강 대표는 “불면증 치료의 핵심은 단순히 잠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수면 습관과 인식을 교정하는 것”이라며 “슬립큐는 환자의 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치료 전략을 제공해 실제 임상 환경에서도 의미 있는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디지털 치료제는 단순한 모바일 앱이 아니라 의료기기로서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며 “슬립큐는 환자가 처방받은 기존 알약에 AI 기반 디지털 솔루션을 결합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AI·콤보 드럭’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웰트와 한독의 협력 전략이 함께 소개됐다. 슬립큐는 웰트가 개발을 맡고 한독이 국내 사업화와 유통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제약사인 한독이 보유한 병원 네트워크와 영업 인프라를 활용해 의료기관 처방을 확대하고, 디지털 치료제 시장의 초기 확산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웰트는 기술 개발과 임상 연구를 지속하며 디지털 치료제 플랫폼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김경한 실장은 “디지털 치료제가 의료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며 “한독과의 협력을 통해 의료기관 접근성을 높이고, 보다 많은 환자가 새로운 치료 옵션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앞으로 디지털 치료제는 약물 치료를 보완하는 새로운 치료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한독은 슬립큐를 시작으로 다양한 질환 영역에서 디지털 기반 치료 솔루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웰트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디지털 치료제가 불면증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의료계와 산업계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회사는 제네릭 의약품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수가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AI를 통해 임상적 수면 패턴을 예측 분석해 의료진에게는 치료법 향상을, 환자에게는 24시간 케어를 제공할 수 있다”며 “디지털 치료제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수면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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