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이 탐낸다는 ‘전관 경찰’… 취업 심사선 4명 중 3명 탈락
||2026.03.10
||2026.03.10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퇴직 경찰관에 대한 법조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상당수는 정부 취업 심사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 전 업무와 로펌 사이의 연관성과 이해충돌 우려 때문이었다.
작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최근 1년간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퇴직 공직자 취업 심사 결과’를 전수 분석한 결과, 퇴직 경찰관 가운데 로펌 입사를 위해 취업 심사를 받은 인원은 총 29명으로 집계됐다.
퇴직 경찰이 가장 많이 지원한 로펌은 법률사무소 김앤장(5명)이었다. 이어 법무법인 율촌(4명), 화우(3명), 동인(3명), 세종(2명), 광장(2명), 대륙아주(2명), 대륜(2명), 지평(2명), 와이케이(1명), 강남(1명), 대환(1명), LKB평산(1명) 순으로 로펌 취업을 위해 심사를 받았다.
이 가운데 취업 승인 또는 취업 가능 판정을 받은 인원은 7명이었다. 심사 대상 퇴직 경찰관 4명 중 1명(약 24.1%)만 로펌 취업이 가능했던 셈이다. 취업 승인 사례를 보면 세종이 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지평·강남·대환·동인·LKB평산이 각각 1명씩 취업 승인 또는 가능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해당 로펌에서 전문위원이나 법무실장 등의 직책을 맡게 될 예정이다.
반면 나머지 22명은 취업 불승인 또는 제한 판정을 받았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퇴직 전 5년간 소속됐던 부서 또는 기관 업무와 취업 예정 기관 사이의 밀접한 업무 관련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결국 심사에서 탈락한 경찰관 상당수는 업무 연관성이나 이해충돌 우려 때문에 로펌 취업이 제한된 셈이다.
공직자윤리법은 퇴직 공직자가 민간 기업이나 기관으로 옮길 경우, 재직 중 수행한 업무와 취업 예정 기관 사이에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지 심사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수사·감독 권한을 가진 기관 출신 공직자의 경우 사건 관계인이나 관련 기업과의 이해충돌 가능성을 엄격히 따지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수사 부서에서 오래 근무한 경찰일수록 취업 심사를 통과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일부 퇴직 경찰은 취업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정부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변호사 자격증을 보유한 경우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변호사 등 전문자격 보유자가 해당 자격 관련 직종에 취업하는 경우 취업 심사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됐던 개그우먼 박나래씨를 수사해 오던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 책임자가 박씨 법률대리인이 속한 로펌에 재취업할 수 있었던 것도 변호사 자격증을 보유해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법조계에서는 수사 경험이 많은 경찰 출신 인력에 대한 로펌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검경 수사권 조정과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경찰의 수사 권한이 확대되면서, 기업 사건이나 형사 사건 대응 과정에서 경찰 조직과 수사 절차를 잘 아는 인력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기업 수사나 형사 사건에서 경찰 단계 대응이 중요해지면서 실무 경험이 풍부한 경찰 출신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퇴직 경찰의 로펌 진출이 늘어날 경우 이른바 ‘전경(前警) 예우’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경찰 출신 인력이 사건 대응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사 단계에서 경찰의 역할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경찰 출신 전관이 로펌에 합류하면 사건 관계자들이 ‘수사기관과의 연결고리’로 인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 출신 전관뿐 아니라 경찰 출신 전관에 대한 영향력 논란도 점차 커질 수 있다”며 “수사권 구조가 바뀌면서 경찰 단계 대응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로펌의 경찰 출신 영입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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