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아 PV5 “카니발의 대안이자 움직이는 생활 공간”
||2026.03.10
||2026.03.10
[더퍼블릭=오두환 기자]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자동차의 역할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단순히 사람을 이동시키는 수단을 넘어 생활과 업무, 레저를 함께 담는 공간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기아가 새롭게 선보인 전동화 PBV 모델 ‘PV5’는 이런 변화의 방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차다.
최근 PV5 패신저 모델을 직접 시승해 보니, 이 차는 단순한 전기 승합차라기보다 ‘공간 중심의 새로운 모빌리티’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다.
PV5는 기아가 새롭게 개발한 PBV 전용 전동화 플랫폼 ‘E-GMP.S(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 for Service)’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기존 전기차 플랫폼인 E-GMP의 기술력을 활용하면서도 다양한 활용성을 고려해 설계된 구조다. 평평한 플로어와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고, 차체 구조 역시 다양한 형태로 확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기아는 이 차량을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Platform Beyond Vehicle)’이라고 정의한다. 모빌리티 서비스나 물류, 레저 등 다양한 활동에 대응할 수 있는 차량이라는 의미다.
PV5 패신저는 5인승 구조(2-3-0 시트 배열)로, 패밀리카와 모빌리티 서비스 차량을 동시에 염두에 둔 모델이다.
외관은 기존 승합차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박스형 실루엣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미래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전면부는 단정하고 간결하게 디자인됐고, 측면은 긴 휠베이스와 높은 차고 덕분에 안정적인 비율을 보여준다. 실제 도심에서 운행해 보니 디자인 자체가 워낙 독특해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 쳐다볼 정도로 존재감이 있었다.
무엇보다 PV5의 가장 큰 장점은 공간이다.
차체 크기만 보면 전장은 4695mm로 준중형 SUV 수준이다. 하지만 휠베이스는 2995mm에 달한다. 덕분에 실내 공간은 대형 세단에 가까울 정도로 넉넉하다. 전기차 플랫폼 특유의 평평한 바닥 구조 덕분에 실내 개방감도 상당히 좋다.
2열 공간 역시 넉넉하다. 성인이 앉아도 무릎과 머리 공간이 여유롭다. 2열 시트에는 리클라이닝 기능과 ‘폴드 앤 다이브(Fold & Dive)’ 기능이 적용돼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도 인상적이다. 기본 용량이 1330ℓ이며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2310ℓ까지 확장된다. 캠핑 장비나 스포츠 장비를 싣기에도 충분한 수준이다.
실내 곳곳의 수납공간도 눈에 띈다. 운전석 앞 크래쉬패드 상단, 도어 트림, 1열 플로어 하단 등 다양한 위치에 수납공간이 배치돼 있다. 특히 1열 발판 아래 공간은 신발이나 소형 짐을 보관하기에 유용하다.
V2L 기능도 활용도가 높다. 실외 V2L 커넥터를 이용하면 캠핑이나 야외 활동에서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PV5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라기보다 ‘움직이는 생활 공간’에 가깝다는 느낌을 준다.
주행 성능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PV5 패신저에는 최고출력 120kW, 최대토크 250Nm의 전기 모터와 71.2kWh 배터리가 탑재된다. 1회 충전으로 최대 358km를 주행할 수 있다.
350kW급 초급속 충전을 이용하면 배터리 10%에서 80%까지 약 30분이면 충전이 가능하다.
박스형 차체를 가진 차량은 승차감이 거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그런 느낌이 거의 없었다. 배터리가 바닥에 배치돼 무게 중심이 낮고 코너링에서도 롤링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후륜 서스펜션은 토션빔 방식이지만 ‘듀얼 범프 스토퍼’ 기술이 적용돼 승차감이 예상보다 부드럽다. 일반적인 승합차 특유의 흔들림이나 불안정한 느낌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정숙성도 인상적이다. 전기차 특성상 엔진 소음이 없는 데다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도 잘 억제됐다. 1열 이중 접합 차음 글라스와 흡음 패드 등이 적용된 덕분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눈에 띈다. 12.9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적용됐고 안드로이드 자동차 운영체제(AAOS)를 기반으로 한다. 반응 속도가 빠르고 인터페이스도 직관적이다. 다양한 앱을 설치할 수 있는 앱 마켓 기능도 지원된다.
여기에 차량 관제 솔루션 ‘플레오스 플릿(Pleos Fleet)’도 적용된다. 물류나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가 차량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번 시승은 2박 3일 동안 진행했다. 김포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출퇴근을 했고, 강화도 여행에도 이용했다.
직접 타보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공간의 여유’였다. 아이들과 함께 이동하는 가족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축구 아카데미를 다니는 아이들과 장비를 싣고 이동하기에도 충분히 여유가 있었다.
차고가 높아 초등학생 아이들이 차 안에서 서서 움직일 수 있을 정도였다. 성인이 탑승해도 답답함이 거의 없다.
주행 역시 편안했다.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운 가속과 안정적인 승차감 덕분에 장거리 이동에서도 피로감이 적었다.
개인적으로는 카니발을 대체할 수 있는 패밀리카이면서 동시에 ‘움직이는 작업실’ 같은 느낌을 받았다. 캠핑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가장 스마트한 캠핑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실내 소재가 아주 고급스럽다는 느낌은 아니며 2열에 팔걸이가 없는 점은 다소 아쉽다. 다만 PV5가 고급 승합차보다는 실용성과 확장성을 중심으로 설계된 PBV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 가능한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PV5는 기존 승합차와는 성격이 다른 차량이다. 넓은 공간과 높은 활용성,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갖췄다.
기아가 말하는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이라는 표현이 크게 과장된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용 차량부터 캠핑, 모빌리티 서비스까지 다양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전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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