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최고 법원 자문 “피싱 피해 발생 시 은행이 우선 환불해야”
||2026.03.09
||2026.03.09
유럽연합(EU) 최고 법원 자문관이 피싱 등 사기 거래가 발생할 경우 은행이 피해자에게 일단 환불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고객의 부주의가 원인이더라도 환불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다는 해석이다.
지난 8일(현지시각) 블리핑컴퓨터는 아타나시오스 란토스(Athanasios Rantos) 유럽사법재판소(CJEU) 법무관이 “무단 결제 피해가 확인될 경우 우선 은행이 피해 금액을 즉시 환불 조치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고객이 사기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합리적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된다.
이번 의견은 폴란드 코샬린 지방법원이 제기한 사건과 관련해 제시됐다. 사건은 폴란드 은행 PKO BP와 한 고객 간 분쟁에서 시작됐다.
해당 고객은 온라인 경매 플랫폼에 판매 글을 올린 뒤 구매자를 사칭한 사기범에게 접근을 받았다. 사기범은 은행 로그인 화면과 유사한 피싱 페이지 링크를 보내 피해자가 계정 정보를 입력하도록 유도했고, 이를 이용해 계좌에서 무단 결제를 실행했다.
피해자는 다음날 은행과 경찰에 신고했지만 범인은 특정되지 않았고, 은행은 고객의 부주의가 피해 원인이라며 환불을 거부했다. 이에 고객은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란토스 법무관은 EU 결제서비스지침(PSD2)에 따라 은행이 원칙적으로 무단 거래 금액을 즉시 환불해야 하며, 고객 과실 여부는 이후 별도 절차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이 고객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을 입증할 경우, 환불한 금액을 은행이 고객에게 다시 청구할 수 있다. 이때 고객이 반환을 거부하면 은행은 법적 절차를 통해 손실을 회수할 수 있다.
이는 무단 결제 분쟁에서 환불과 책임 판단의 순서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해외의 법률 해석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즉 은행이 먼저 환불을 진행한 뒤, 고객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 여부를 별도 절차에서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는 설명이다.
이번 의견은 법원의 최종 판결은 아니지만, 유럽사법재판소 판결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법률적 권고 성격을 갖는다. 향후 본안 판결이 내려질 경우 EU 전역의 법원에 구속력을 갖게 된다.
정종길 기자
jk2@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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