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달러 들여오라” 요청에도 기업 해외 유보금, 5개월 만에 늘어
||2026.03.06
||2026.03.06
지난 1월 기업의 해외 유보금이 5개월 만에 증가한 것으로 6일 전해졌다. 정부가 원·달러 환율 상승 속도를 늦추기 위해 기업에 해외에 쌓아둔 달러를 들여오라고 독려하고 있지만, 정반대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날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올해 1월 재투자수익수입은 14억7680만달러로 작년 8월 이후 5개월 만에 증가했다. 역대 1월 기준으로는 월별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23년 이후 가장 규모가 크다. 재투자수익수입은 한국 기업이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해외 자회사가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배당 등으로 본사에 송금하지 않고 현지에 다시 투자한 금액을 의미한다.
재투자수익수입은 1980년에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맞물려 꾸준히 증가했다. 1980년대에는 연간 수입 규모가 1억달러가 채 안 됐지만 2000년대에 10억달러를 넘겼고, 2010년에는 70억달러도 돌파했다. 2020년부터는 월별 수입이 10억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그동안 재투자수익수입 증가는 기업의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는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주범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현지에 남겨둘 경우 외환시장에 공급되는 달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도 기업들이 해외 유보금을 국내로 들여오도록 독려했다. 작년 10월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유보금 문제를 처음 지적했고,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로 치솟았던 작년 말에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직접 삼성과 SK, 현대차, LG, 롯데, 한화, HD현대 등 7개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여파로 재투자수익수입은 작년 8월 14억9280만달러에서 9월 14억3010만달러, 10월 11억4920만달러, 11월 11억2310만달러, 12월 3억1150만달러 등으로 줄었다.
그러나 1월 다시 늘어난 것에 대해 일부 대기업이 정부가 조성하는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펀드에 자금을 투입해야 할 상황에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약정한 투자를 시작해야 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익 유보금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작년까지는 대미투자펀드 관련 논의가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올해부터는 실제 투자 집행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 기업들이 달러를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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