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nsight]"사스포칼립스는 없다....AI는 소프트웨어 산업에 좋은 일"
||2026.03.04
||2026.03.04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AI가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을 통째로 없애버릴 것이라는 공포가 시장을 덮치면서 2026년 초부터 상장 소프트웨어 기업 ETF가 30% 빠졌다. 챗GPT 출시 이후 쌓아온 상승분이 모두 사라졌다. 세일즈포스, 어도비, 인튜이트, 서비스나우, 비바 같은 대형 소프트웨어 기업들주가가 몇 주 만에 25~30% 내려앉았다. 이런 가운데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 SaaS의 종말)'라는 용어가 테크판에서 자주 회자되는 용어로 부상했다.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는 사스포칼립스에 동의하지 않는다.
a16z 알렉스 임머만과 산티아고 로드리게스는 최근 회사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AI로 인해 소프트웨어 산업 역사에서 가장 좋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입장을 공유했다.
이들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약세론자들 논리는 크게 4가지다.
파운데이션 모델 기업들이 모든 응용 영역을 차지할 것이다, 기업들이 자체 도구를 직접 만들어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 가격 협상력을 꺾을 것이다, 기존 기업들이 AI로 제품 영역을 넓히면서 서로 충돌할 것이다, 이른바 '1인 10억 달러 기업'이 쏟아져 나와 기존 업체를 가격으로 누를 것이다로 요약된다.
a16z는 이같은 논리가 소프트웨어 기업이 실제로 무엇을 파는지 오해한 데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알렉스 이머만 총괄 파트너, 산티아고 로드리게스 파트너는 "시장은 소프트웨어를 마치 코드 덩어리 상품처럼 취급한다. 코드가 더 싸지면 경쟁이 심해지고, 기업 가치가 떨어진다는 식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기업 가치는 코드에 있지 않다. 코드가 전부였다면 오픈소스나 개발비 저렴한 나라의 인력에 진작 무너졌을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프트웨어 기업 경쟁 우위는 다양하다.
네트워크 효과가 대표적이다. 두 사람은 "세일즈포스는 표면적으로는 고객관리 데이터베이스다. 하지만 기업 현장에서 세일즈포스는 생태계다. 모두가 쓰기 때문에 쓰고, 더 많이 쓸수록 그 위에 쌓인 서드파티 앱과 전문 인력이 늘어난다. AI 세대에서도 마찬가지다. 법률 AI 플랫폼 하비(Harvey)와 헤비아(Hebbia)는 서비스 제공자와 고객, 나아가 AI 에이전트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 협업 공간을 만들고 있다. 참여자가 늘수록 플랫폼 가치도 커진다"고 말했다.
브랜드도 무시할 수 없다. 두 사람은 "'IBM을 샀다고 해고된 사람은 없다'는 말은 기업 현장에서 여전히 통한다. AI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생겨날수록 신뢰를 쌓은 기존 브랜드 가치는 오히려 올라간다. 스트라이프, 쇼피파이, 서비스타이탄이 쌓은 신뢰는 신생 기업이 단기간에 복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유 데이터도 경쟁 우위에 중요한 요소다. 두 사람은 "블룸버그 실시간 시장 데이터, 의료 AI 기업 어브리지(Abridge)가 쌓은 수백만 건 임상 대화, 법률 데이터베이스 브이렉스(VLex) 판례 자산은 AI 시대에 오히려 더 희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강력한 해자는 업무 프로세스다.
두 사람은 "소프트웨어는 조직이 일하는 방식을 코드로 굳힌 것이다. 수년, 수십 년에 걸쳐 고객사 업무와 함께 깊이 뿌리내린 이 프로세스는 경쟁자가 쉽게 복제하지 못한다. 하비가 특정 로펌이 문서를 구성하는 방식, 특정 파트너가 선호하는 메모 스타일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면, 신규 진입자는 코드 비용이 0이 돼도 그것을 하룻밤에 따라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 업계가 AI의 충격에서 아예 자유로운 건 아니다. 실제로 압박을 받는 영역은 있다.
두 사람은 "기능이 단순한 데이터 표시 도구, 낡은 인터페이스로 매년 가격만 올리는 기존 시스템, 가격 모델이 구식인 기업들은 진짜 위험하다"고 말했다.
전환 비용이라는 해자도 AI 시대 먹혀들지 않을 수 있다. 두 사람은 "AI 에이전트가 마이그레이션 작업 상당 부분을 처리하면서, 고객을 붙잡아두던 전환 장벽이 낮아진다. 고객을 잡아두는 방식이 아니라 진짜 가치로 충성도를 얻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이는 소프트웨어 산업 전체에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짜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에게 AI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더 많은 고객을 더 낮은 비용으로 섬길 수 있고, 그동안 너무 복잡하거나 비용이 커서 손대지 못했던 영역을 자동화할 수 있다. 코드가 싸질수록 시장은 더 많은 소프트웨어를 원한다. 세상은 아직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다. 일부 기업은 도태될 것이다. 그러나 산업은 커진다. 사스포칼립스는 소프트웨어의 끝이 아니라, 훨씬 큰 무언가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