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해운업계 혼란… 유조선 운임은 ‘역대 최고’, 보험은 ‘보장 중단’
||2026.03.03
||2026.03.03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중동 전반으로 확전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글로벌 해운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된 가운데 유조선의 하루 운임이 42만달러를 넘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쟁을 대비해 해운사들이 가입하는 보험사는 보장을 중단했다.
3일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중동-중국’ 노선을 운항하는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 하루 기준 운임(TD3C)은 전날 기준 42만373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영업일인 지난달 27일(21만8154달러) 대비 94% 폭등한 수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이 노선은 중동에서 인도, 일본, 한국 등으로 향하는 항로를 포함한다. 이 운임은 아시아권 대형 유조선에 모두 적용된다. 중동 지역의 원유 수출 증가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지난달 말 코로나19 이후 최고치로 오른 바 있다. 연초인 지난 1월 5일(2만8709달러)만 해도 3만달러를 밑돌았다. 이란 전쟁이 일어나면서 14배 수준으로 오른 것이다.
유조선을 포함한 업계 전반의 운임 지수도 오르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정보분석기업 S&P 글로벌 플래츠(S&P Global Platts)에 따르면 업계 표준 운임 지수인 월드스케일(WS)의 중동-중국 노선은 216.89로 일주일 전에 비해 47.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유가 폭락으로 저장용 선박 수요가 폭발했던 2020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쟁 위험 보험사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보장을 중단하기로 했다. 해운 전문 매체인 ‘트레이드윈즈(TradeWinds)’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이 해협을 통과하던 일부 선박을 공격하면서 보험사들은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또 ‘런던 보험시장 연합(Joint War Committee)’은 중동 일대를 지나는 선박에 대한 전쟁 위험 보험료율을 약 0.1% 수준에서 최고 1.3%까지 올렸다. 이슬람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를 선언하며 “누구라도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은 불태울 것”이라고 했다.
현재 유조선을 운항하는 글로벌 선사들은 호르무즈 해협 진입 전 오만만(Gulf of Oman) 등 안전 해역에서 운항을 일시 중단하고 대기 중이다. 국내 선사 중에서는 HMM의 컨테이너선 한 척(다온호)이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제벨알리항에 정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페르시아만, 오만만 등 중동 일대 해역에는 항상 30~40척이 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HMM 관계자는 “다온호는 안전한 상황에서 대기 중”이라면서 “두바이에 당분간 들어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항로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정부에서 지난 1일 호르무즈 해협 운항을 중단할 것을 해운업계에 알렸다”면서 “현재 우리나라 선박들은 바다에서 닻을 내리거나, 항구에 정박하고 있어 위험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해운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운임이 급등한 만큼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원유 수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져 주요 중동 국가들의 선제적인 원유 수출 증가가 있었다”면서 “단기적인 운임 추가 상승의 여력이 있고 컨테이너 운임도 상승 중이라 국내 해운업체에 단기적인 수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해운업체들은 운임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비용도 증가해 결과적으로 수익이 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연료비다. 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는 급등한 상황이다.
전날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7.74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6.7% 상승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우드맥킨지(Wood McKenzie)는 “유조선 운항 중단 사태가 신속히 재개되지 못할 경우 국제유가는 단기간 내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할 전망”이라고 했다.
한 국내 해운사 고위 관계자는 “단순히 운임이 올랐다고 해서 수익이 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유가가 급등한 데다, 보험료도 오르는 등 비용 증가가 뒤따르고 있다”고 했다.
한편 한국해운협회는 이날 HMM과 팬오션 등 회원사에 ‘호르무즈 해협 통항 선박 및 선원 안전조치 준수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 사전 안전교육과 비상 대응 훈련 실시 ▲ 선박별 보안계획 수립·시행 ▲ 전쟁보험 가입 상태와 특약 조건 재점검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해수부 종합상황실, 청해부대와 선박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대체 항만 기항 시 선원 지원을 위해 현지 대사관과도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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