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늘고 해외는 접는 무인 매장… 엇갈린 자동화 실험
||2026.03.03
||2026.03.03
국내 유통업계에서 무인 매장이 확산하고 있다. 반면 미국·일본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는 무인 매장을 축소하거나 철수하는 사례가 이어지며 상반된 흐름을 보인다.
◇ 늘어나는 국내 무인점포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PC에서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주간에는 인력이 운영하고 야간에는 무인으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매장을 17곳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 카페서초역점과 연신내점 2곳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뒤 지난해 말 정식 운영 체제로 전환했다. 파리바게뜨는 하이브리드 매장 도입으로 문을 닫을 시간대에 무인 운영을 하면서 하루 평균 10만원 이상 매출이 추가 발생해 가맹점의 수익 구조가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점주 입장에서는 키오스크 설치, 보안 업체 수수료 등 초기 투자 비용이 발생하지만 추가적인 인건비 투입 없이 야간 추가 수익이 발생해 수익성 개선 효과가 있다”고 했다.
편의점 업계도 인건비 부담으로 야간에는 무인으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매장이 늘고 있다. 가장 많은 무인 매장을 보유한 곳은 이마트24로 지난해 기준 1756개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2019년 무인 매장 수가 19곳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기준 하이브리드 매장 755곳과 완전 무인 매장 69곳을 합쳐 824곳으로 늘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하이브리드 점포 수가 2021년 300여 개에서 지난해 400여 개 수준으로 늘어났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외곽 지역, 지방 등 야간 매출이 부진한 매장들은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어 하이브리드 운영을 도입하는 것”이라며 “다만 야간에 수요가 많은 술, 담배 등은 무인 매장에서는 판매할 수 없고, 아직 유인 운영 매장이 수익 경쟁력 등이 더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무인, 하이브리드 매장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에서는 인건비 상승, 구인난, 최저임금 인상 기조 속에서 무인 매장이 운영 효율을 높이는 대안으로 꼽힌다. 단순 계산대 축소를 넘어 출입 인증, 제품 선택, 자동 결제, 비대면 픽업으로 이어지는 동선 설계 등 매장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결제·비전 인식 기술을 활용해 체류 시간 단축으로 회전율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또한 국내에서는 무인화가 사람을 없애는 실험이 아니라 운영 구조를 바꾸는 수단이 되고 있다. 실제로 감시 인력 등이 여전히 필요해 인건비 절감 등 효과보다는 운영 효율화 측면에서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무인으로 운영하는 매장도 관리하는 인원이 필요해 인력이 크게 줄진 않는다. 다만 결제를 위한 인원이 필요하지 않아 상품을 진열하거나 매장을 청소하는 등의 인력만 있으면 돼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며 “사람을 아예 없애고 완전한 무인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유인으로 운영하지만 최대한의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 미국과 일본은 줄이거나 폐쇄
반면 미국에서는 아마존이 무인 매장 ‘아마존 고’와 ‘아마존 프레시’ 매장을 폐쇄하고 있다.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확장 가능한 수익 모델을 만들지 못한 탓이다. 폐쇄되는 아마존 브랜드 오프라인 매장 일부를 홀푸드 매장으로 전환하고 무인 기술은 외부 유통사에 라이선스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일본도 무인 매장 실험이 둔화 국면을 맞았다. 이온 계열 다이에가 무인 매장 ‘캐치앤고’ 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초기 투자비 대비 수익성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 업계에 확산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도 로손이 상품 결제가 온라인에서 자동으로 완료되는 계산대 없는 매장 운영을 2024년 시작했지만, 현재 1개 매장에 그친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로손 관계자는 “대면 접객을 중시하는 데다 매장 관리를 위한 카메라 및 센서 설비 투자가 부담”이라고 했다.
해외에서는 무인 매장이 높은 설비 투자비, 유지·보수 비용 부담, 높은 현금 사용 비중 등 소비 환경이 확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면 서비스 비율이 높은 일본 편의점 구조도 완전 무인화의 걸림돌이다.
◇ 현금 사용 비중 및 야간 유동 인구 차이
반면 한국은 카드·모바일 결제 비율이 높고, 아이스크림점·무인 카페·셀프 편의점 등 소규모 창업 모델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소형 점포 중심의 단순한 무인 시스템이 확산해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 야간 오프라인 수요가 해외 시장보다 많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결정적인 차이는 한국의 야간 유동 인구가 해외와 비교해 큰 차이가 날 정도로 많다는 점이다. 미국, 일본 등은 유흥가를 제외하면 야간 오프라인 매장 수요가 없지만 한국은 다르다”고 했다. 이어 “아이스크림 등 소규모 무인 매장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키오스크, 무인 매장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며 “최근 전반적인 소비가 침체하면서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출에 타격이 있는 소규모 매장들을 위주로 무인화 시스템이 발달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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