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확장 경쟁 나선 LCC, 적자에도 “버텨야 산다”
||2026.03.02
||2026.03.02
국내 항공업계의 장거리 노선 확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유럽, 미주 등에 운항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다만 장거리 운항에 나선 LCC들은 초기 투자비용에 운임 할인 경쟁, 고환율 등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가운데, 단기간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힘들 전망이다.
관련 업계 소식을 종합하면 미주 노선을 중심으로 LCC들간 노선 확장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으로 운수권을 받은 티웨이항공의 유럽 노선 취항과 에어프레미아의 미국 노선 진출 이후 파라타항공(옛 플라이강원)이 미주 노선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10월부터 운항을 본격 시작한 파라타항공은 올해 미주 노선 진출을 준비하며 장거리 운항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로써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에 이어 장거리 노선에 뛰어드는 3번째 LCC가 탄생하게 된다.
티웨이항공은 2022년 호주 시드니 노선 취항에 이어 2024년 5월부터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노선에 연이어 취항하며 유럽 노선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2025년 7월에는 캐나다 벤쿠버에도 취항했다.
에어프레미아는 2022년 10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취항 이후 2023년 5월 뉴욕, 2024년 5월 샌프란시스코, 2025년 LA 노선 야간편 신설, 노선 2025년 7월 하와이에 취항하며 미주 노선을 확대해 왔다. 에어프레미아는 2024년 미주 등 장거리 노선에서 전체 여객의 56%인 52만8600여명을 수송했으며 장거리 여객 매출액이 전체의 80%에 달하는 등 장거리 노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에어프레미아는 오는 4월부터 미 워싱턴 D.C. 노선에 취항한다. 국적사의 워싱턴 D.C. 노선 운항은 1995년 대한항공이 진입한 이후 31년 만이다.
LCC들은 장거리 노선 확장에 외형을 키웠지만 수익성은 고전하고 있다.
유럽 노선을 운항하는 티웨이항공은 2025년 연간 매출액 1조79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이는 4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기록이다. 다만 영업손실은 2655억원으로 전년 123억원 대비 적자 폭이 21.6배가량 늘었다.
파라타항공의 경우 2025년 매출액 152억원, 영업손실 593억원을 기록했다. 2025년 10월부터 본격적인 운항에 나서며 2025년 4분기 운항 실적만 있지만 운항 인·허가 비용 등 첫 운항 전부터 투입된 연간 비용이 반영됐다.
미주 노선을 확장하는 에어프레미아는 2025년 연간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2024년 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81.4%로 재무 부담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국토교통부로부터 오는 9월까지 자본잠식 해소를 요구받은 상태다. 에어프레미아는 2024년 매출액 4916억원, 영업이익 409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매출, 2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내고 순이익 59억원으로 운항 개시 4년 만에 연간 순이익을 달성했지만 자본잠식을 벗어나진 못했다.
적자와 늘어나는 재무 부담의 원인은 장거리 운항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장거리 노선은 안정적인 탑승률을 유지할 경우 단거리 대비 단위당 수익이 높지만 안정적 수요를 확보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에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신기재 도입과 길어진 운항 거리, 체류 시간에 따른 초기 투입 비용이 높다.
장거리 운항으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점 역시 수익성을 단기간 내 끌어올리기 힘든 요인이다. 티웨이항공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A카운터에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 등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체크인’ 서비스를 운영한다. 에어프레미아는 비즈니스석에 해당하는 ‘와이드 프리미엄’ 클래스를, 파라타항공은 비즈니스 스마트 클래스 좌석(18석)을 운영하며 FSC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비즈니스석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동시에 이들 LCC는 할인 경쟁을 펼친다. 에어프레미아는 2025년 7월 ‘와이드 프리미엄’ 클래스를 최대 15% 할인한 프로모션을, 올해 1월 10% 할인을 진행했다. 파라타항공은 일반석(컴포트석) 승객을 대상으로 오는 28일까지 추가 요금 10만원가량을 지불하면 비즈니스 스마트 클래스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항공권 특가 프로모션은 일상이 됐다. 올해 1월 티웨이항공은 국제선 전 노선 즉시 할인 프로모션을, 에어프레미아는 미주 노선을 대상으로 한 연중 최대 규모 할인 행사인 '프로미스'를 진행했다.
LCC들은 장거리 노선 시장 안착, 안정적 수요 확보까지 버티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특히 모회사의 지원으로 수요 확보 경쟁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단행된 19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서 최대주주인 소노인터내셔널이 1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참여했다. 타이어뱅크 계열사 AP홀딩스가 최대주주인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자본잠식 해소를 위해 수백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등 방안이 거론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FSC 수준의 좌석, 서비스에 LCC 정체성에 어울리는 운임, 특가로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면 안정적인 수익성을 얻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며 “안정적인 수익 구간에 들 때까지 모회사의 자금 투입이 필요한 시기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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